하강 기술
하강 확보물에 로프를 걸고,하강 자세를 잡았다면 출발하기 전에 모든 것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 안전벨트,카라비너,하강기,로프,그리고 하강 확보물 따위는 자기가 하강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강 할 때도 살펴봐줘야 한다.
하강을 시작할 때 자세
하강준비가 끝나면 확보지점에서 자기 확보줄을 풀기 전에 옆에 있는 동료나 아래에 있는 동료에게 "하강!"이라고 소리쳐 자기가 하강을 시작하겠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이때 만약 종료가 "기다려!"하고 소리 치면 하강을 시작해서는 안된다. 혹시라도 하강지점에 문제가 있거나 자기가 보지 못한 어떤 문제가 생겨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동료가 하강해도 좋다는 "하강" 신호를 확실이 들은 다음 하강 확보지점에서 자기 확보줄을 빼고 하강을 시작한다.
하강은 시작하는 곳에서 아주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 하강을 시작하면 곧바로 바위턱을 내려서야 하는데, 이 턱 아래쪽은 경사가 갑자기 급해지기 때문에 자칫 균형을 잃기 쉽다. 로프에 몸을 완전히 실어 뒤로 넘어지듯이 기댄 다음 바위턱 끝부분을 발로 딛는다.
그 다음 발을 먼저 내리지 말고 멈춤손 쪽 로프를 조금씩 풀어주며 뒤로 눕듯이 기대면, 두 발을 바위턱에 있고 몸은 허공에 눕듯이 로프에 매달리게 된다. 몸무게는 발에 싣는 것이 아니라 로프에 실어야 하고 충분히 뒤로 기대고 난 다음에 발을 조금씩 아래로 디디면서 천천히 로프를 풀어주면 내려간다. 내려가기 위해서 로프를 조금씩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몸무게 때문에 하강기에서 로프가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도록 로프에 확실하게 매달려야 하고, 로프를 잡고 있는 멈춤손의 손아귀힘과 로프 꺽임 정도를 알맞게 조절해야 한다.
하강할 때는 내려가는 쪽을 보기 위해 몸울 비스듬하게 틀어야 한다.느낌손인 왼손은 로프를 꽉 잡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균형을 잡는 데만 써야 한다. 멈춤손인 오른손으로 로프를 잡아주고 늦춰주면서 로프와 하강기에서 생기는 마찰력을 조절하고, 이에 따라 내려가는 속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 하강기에 마찰열이 생겨서 로프를 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갑작스런 위험에 대비할 여유가 없다. 펄쩍펄쩍 뛰거나 몸무게를 발에 싣고 로프를 조금씩 풀어 주면서 하강을 하면 로프가 출렁거리고 하강 확보물에 충격이 가서 부담을 줄 수 있으며 하강 확보물이나 연결줄이 약할 때는 빠지거나 끊어질 수 있어 아주 위험하다.
그러나 너무 천천히 내려오는 것도 시간 낭비다. 일정한 무게와 속도로 부드럽게 내려오는 것이 가장 좋은 하강법이다.하늘벽에서 하강을 할 때는 더 많은 주의를 해야 한다. 더구나 하강을 시작해야 하는 바로 아래부터 하늘벽으로 꺽인다면 갑자기 다리가 바위턱 아래로 빠져 손과 하강기구,얼굴들이 바위에 부딪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는 바위가 꺽이는 턱에 두 발을 딛고 로프를 조금씩 늦추면서 몸을 될 수 있는 대로 뒤로 충분히 눕힌 다음(그림6-25a).
로프가 턱 부분을 넘어설 정도로 길어지면 오른쪽 발을 조심스럽게 내리고 다시 다른 발로 따라 내려야 한다.(그림6-25b).경사가 급하지 않고 발디딤이 좋은 곳에서는 걸어서 내려오는 것처럼 몸을 옆으로 돌리고 아래를 보면서 내려오기도 하는데 하강 확보물이 약할 때 충격이 덜 가도록 해서 하강하는 방법이다.(그림6-25c).
사실 하강지점이 민탈이거나 하늘벽인 곳을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자가 그림 6-25와 같은 자세로 하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는 일단 바위턱까지 조심스럽게 내려간 다음 그림 6-26a와 같이 바위턱에 비스듬하게 걸터앉아 발을 바위에 붙인 채 몸을 돌리면서 살짝 뛰어내리듯이 할 수도 있다. (그림6-26b) 주의해야 할 것은 확보물에 큰 충격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뛰어내리기 전에 로프를 팽팽하게 해 바로 안정된 하강자세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그림 6-26c).
하늘벽 하강을 하다가 허공에 매달리면 몸이 빙글빙글 도는데 의자에 앉아있는 것처럼 자세를 잡고 있으면 된다.하늘벽 하강을 하면서 빠른 속도로 내려가다 갑자기 멈추면 하강 확보물에 큰 부담을 주고, 로프와 바위 모서리 사이에서 마찰이 커져 로프가 많이 상한다.
한 마디 하강을 마치고 아래 하강 확보지점에 내려서면 로프에서 하강 기구를 빼기 전에 먼저 자기 확보를 한다. 그리고 로프에서 하강기구를 완전히 뺀 다음 "완료!"라고 소리쳐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료에게 '나는 안전하게 하강을 했으니 네가 하강을 해도 좋다'고 알려준다.
자기가 두 번째 하강지점에 가장 먼저 내려왔다면 위에 있는 동료가 내려오기 전에 다음 하강을 준비한다. 먼저 엉키거나 꼬여있는 로프를 잘 풀고 로프를 거두기 위해 당겨야 할 줄을 하강지점 확보물에 걸어둔다. 어렇게 하면 첫 번째 하강을 끝내고 로프를 거둘 때 악기는 로프를 바로 확보물에 걸 수 잇고 매듭을 다시 하거나 로프를 다시 사려서 던져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첫 마디 하강 확보물에서 로프가 빠져 나오면 매듭부분을 확보물에 가깝게 두고 떨어지는 다른 한쪽 로프는 곧장 두 번째 하강 길에 깔릴 수 있도록 내린다.
로프에 몸무게를 싣고 내려오면 로프가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여서 카라비너에서 하강기를 빼내기 어렵다. 설령 힘을 써서 하강기를 빼더라도 늘어나 있던 로프가 순식간에 당겨져 로프와 하강기가 딸려 올라가고 하강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종종 있다. 따라서 한 바디를 하강한 다음에는 앉았다. 일어나 팽팽하던 로프에 여유를 줘야 한다. 하강기구는 로프가 하강기구를 돌아나가면서 생기는 마찰력으로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긴 거리를 하강하면 하강기가 뜨거워져 있다.
로프에서 하강기를 빼다가 손을 데거나 하강기를 놓쳐 곤란한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로프에서 하강기를 빼낼 때는,잠금 카라비너에서 하강기를 땐 다음 로프에서 하강기를 빼기전에 8자 하강기 큰 구멍을 잠금 카라비너에 다시 걸어놓고 로프를 풀면 하강기를 놓치는 일이 없다. 튜브형 하강기에는 걸어둘 수 있는 철선 고리가 달려있어 안전하지만 잠금 카라비너에서 하강기를 뺄 때 이 철선 고리까지 빠지지 낳도록 조심해야 한다.
하강하다기 멈추기
하강하다가 멈춰야 할 일은 많이 있다.로프가 엉켜 있거나, 확보물을 걸거나,구조를 해야 하거나 ,사진을 찍는 따위 일로 하강을 멍추고 두손을 자유롭게 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9그림6-27)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림6-27a처럼 멈춘손 쪽 로프를 허벅지에 3~4번 감아주는 것이다. 감는 방향은 바깥에서 안으로 그리고 허벅지 깊숙히 감아야 안정간을 준다. 그림6-27b 처럼 멈춘손 잡고 로프를 등 뒤로 돌려 하강기 위에 매듭을 하는 방법도 있다.그림6-27c와 같이 코드 슬링으로 만든 연결줄로 프루지크 매듭 대신 오름기나 하강 보조기구인 션트( shunt)를 쓸 수도 있다.. 8자 하강기로 하강할 때는 그림 6-27d 처럼 멈춤손 쪽 로프를 하강기와 로프사이 큰 구멍반대 쪽으로 꺽어 쉽고 간단하게 멈출 수 있다. 잠깐 멈추는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매달려 있어야 할 때는 프루지크 매듭이나 오름기를 써서 멈추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출처 : 암벽 등반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