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등을 처음으로 해볼 때는 크럭스 도중에 어려운 곳에서 물러나느냐, 아니면 추락하는 순간까지 밀고 나가느냐를 (또는 추락 없이 성공할 수도 있다!) 생각하게 된다. 틀림없이, 어느 루트를 하려는 욕망과 추락을 피하려는 원초적 본능과의 많은 정신적 전투가 벌어진다. 그 결과, 높은 레벨의 불안감이 생기고 그것의 피드백으로 부드럽고 자신감 있게 등반하는 우리의 능력이 손상되고 만다. 하지만 이것은 선등자가 되려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고 견뎌야 하는 전투다. 집중력과 자제심을 갖고 노력하기만 하면, 나중에는 추락의 두려움을 정복하고 전혀 새로운 레벨의 능력이 나타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두려움을 이기는 것은 우리 인생의 다른 어려운 영역에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자기 발전 과정이다.
그러나 추락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실제로 선등자 추락을 경험해야만 생기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본능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추락하게 해야 한다 (안전한 스포츠 루트 또는 실내 암장 루트임을 전제로). 그런 “추락 연습”은 어려운 선등 루트에서 오직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임으로써만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초보 선등자가 이것을 불가능하다고 느낀다. 왜냐 하면 힘든 등반을 할 때 자신이 떨어질지 또는 어떤 추락을 할지를 모르면서 위로 나아가는 것이 너무 무섭기 때문이다. 흥미 있는 점은, 그런 두려움의 대부분은 일단 우리가 추락한 후에는 증발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 일반적으로 선등자 추락을 해도 무사하다는 것을 일단 경험하면 위험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다.
추락을 시도하기가 어려우면,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약간 의도적으로 추락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실내 암장이나 가파르고 안전하게 확보되는 스포츠 루트가 추락 연습을 위한 이상적인 플랫폼이 된다. 많이 튀어나온 홀드가 없는 약간 오버행 루트를 택하고, 서너 번째 볼트까지 등반한 다음, 하니스 밑에서 한 두 자 정도의 높이에서 클립된 마지막 볼트에서 첫 추락을 해본다. 이 경우, 손을 놓는 것은, 로프가 추락을 잡아주기까지 등반자가 겨우 몇 피트 만 떨어지므로, 오히려 생각보다는 실망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추락해본 다음, 빌레이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되었는지 분석한다 (결국은 그 시스템이 믿음직하다!) 이제는, 전보다 1,2 피트 정도 도로 올라가서 또한번 의도적으로 추락해본다. 발 바로 밑에 볼트가 있는 상태에서 마지막 추락 연습을 한다는 목표를 갖고, 이 과정을 한두 번 더 반복한다. 처음에는, 이런 추락 연습을 하는 거이 쓴 약을 먹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몇 주 지나면,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이 추락하는 느낌에 적응하게 된다. 그러면, 온사이트와 레드포인트 등반을 시작해보고자 할 때, 추락의 두려움이 줄어듦을 느끼게 되고 가치있는 목표를 시도하려고 추락을 감수하고 리스크를 무릅쓰려는 새로운 본능적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이 새로운 성향을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하고, 자신의 등을 토닥거려줍시다!
Eric Horst
S.H. Lee 초역
출처 : http://www.climbextre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