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죽다 살아나다(예봉~운길~수종사 왕복 24.4km)

古山. 2007. 12. 30. 11:45

산행일 :2006년 7월30일(일요일)

산행지:예빈산~예봉산~적갑산~운길산~수종사 왕복종주

산행거리:24.4km  

산행시간:8시간30분

날씨:비 그리고 흐림 안개 자욱 산행내내

몇 년전 여름에 모든 것을 만만히 보고 간단하게 물병과 과일몇개 달랑들고 왕복길을 감행하다가 돌아오는길에 허기와 탈수증으로 거의 죽다 살아난 뼈아픈 전적이 나에게는 있다.이게 바로 오만함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이며 그때만 해도 체력에 자신이 있었으며 잠깐이면 되겠지 하는 아니한 생각으로 나선길이 결국은 거의 초죽음이 다 되어서 중간에 탈출하는 결과를 가져온 쓰라린 과거를 이번산행에서 나는 다시한번 몸서리 치고 말았다.

일요일 새벽3시 "어서 일어나세요? 산에 가셔야지요?"라고 하듯이 나에 휴대폰은 저 멀리서 들리기만 한다.이제는 버릇이 생겨 손이 닿을 많한 위치에는 절대 휴대폰을 놓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스위치를 눌러버리고 나도 몰래 다시 잠에 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일어나야만 소리를 멈출 수 있는 위치에 내 휴대폰이 놓여저 있다.

전날 마신 술과 12시가 다되어 잠자리에 들어 약3시간에 수면으로 당연히 수면시간은 부족하다.달콤한 새벽잠에 젖어있는 나 그리고 일어나야 된다는 휴대폰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있는 나 그래도 나는 어김없이 일어났다.그리고 습관적으로 베낭매고 차를몰아 얼마나 달렸을까? 갑자기 비가 쏫아진다.갈것인가 말것인가 하는 또하나의 갈등 종주를 할것인가 아님 가까운 검단단 산행이난 할것인가 하는 또하나의 갈등 일단 계획한 것이니 가보기로 하고 미사리를 지나 팔당대교를 지나는게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어쩌면 잦아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팔당댐에 다다르자 댐에서 터져 나오는 물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 소리한 만큼은 지축을 흔들만큼 요란하다.쏫아져 내리는 물소리를 뒤로하고 능내리 천주교 공원묘지 주차장에 차를 세운시간이 새벽3시40분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보지만 언제 개일지로 모르겠다.사방은 온통 어둠과 자욱한 안개만이 그리고 약간은 소름이 끼칠정도의 조용함 또한 간간히 내리는 빗소리 물소리만이 들린다.참으로 좋다 나는 이런곳을 좋아한다.조금은 별나지만.....

여기서 다시 또 갈등 지금 출발할 것인가 아님 비가 그치고 날이 밝으면 갈것인지 잠시 갈등하다.잠깐 눈만 부치기로 하고 누웠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시간은 5시10분을 넘어가고 있다.비는 이미 그쳐 있었다.정신을 차려 묘지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 시간이 새벽5시15분 지난번에 왔을 때 주변에 잡초들이 무성했지만 언제 벌초들을 했는지 깔끔하게 길이 다듬어져 있다.계속된 장마로 인해 묘지를 오르는 길은 질퍽거리며 군데군데 아직 풀을 깍지 않는 곳은 이슬을 털면서......

본격적인 등산로에 접어들어 스틱을 한번 길이를 맞추어 보았다.평소 산행에서는 거의 스틱을 나는 사용하지 않는다.허나 장거리 산행길이나 최소한의 산행시간이 6시간이상을 해야 할 경우는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과 오른쪽 무릅에 부상으로 인해 오는 통증 때문에 불가피 하게 스틱을 사용한다.허나 이번은 시작부터 아예 스틱을 사용하기로 했다.

나는 지난4년동안 매달리고 잡아당기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운동 즉 스포츠 클라이밍을 하지 않았던가.역시 스틱을 짚고 당기는데 힘이 전혀 들지 않는다.발걸음은 거의 허공을 날으듯한다.때로는 아이들이 썰매지치기를 하듯 때로는 네발달린 짐승이 네발로 천천히 걸어가듯....흐흠...한결 가볍군 지난번 그렇게 힘들게 오르던 길이 전혀 힘이들지 않는다.

순식간에 승원봉 견우봉을 지나 직녀봉을 지나고 있다.이렇게 가다가는 왕복7시간이 걸리지도 않을 듯 하다.얼마나 걸었을까 예봉산 태극기가 보인다.시간을 보니 한시간30분에 도착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개낀 예봉산 정상

 

적어도 2시간 30분 이상은 소요되어야 하는데 참으로 빨리온 느낌이다.간단히 물한병 마시고 다시 출발 이제 내리막 길이니 한층더 탄력이 붙는다.적갑산을 지나 혜정사 갈림길을 접어들어 운길산 산행에 들어 한고개 넘어 아침식사를 했다.너무 허기지면 산행이 어려울것으로 예상 든든히 먹고 출발 지난번과 달리 발걸음이 무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운길산 마지막 깔딱고개를 너머 정상에 오르니 등산객 한명이 정상에서 쉬고있다.

 

 

                                                    운길산 정상 도착

 

간단히 수인사 하고 이번에는 수종사까지 하산길에 접어들었다.여기서 수종사 까지 왕복 2km 지난번보다 길이가 늘어났다.그런데 내려가는데 오른쪽 무릅이 심상치가 않다.여느때 같으면 달려 내려가도 별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아무튼 시큰 거리는게 조금 이상하다.

 

 

                                                    안개낀 수종사 경내

 

 

                                                      수종사 5층석탑

 

 

                                                 수종사 5층석탑 안내판

 

                           

                                  안개때문에 대웅전에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수종사 경내에 있는 약수

 

수종사에 들러 시간을 보니 산행시간이 12.4km 3시간30분이 걸렸다.안개가 자욱한 수종사는 바로 앞도 잘 보이질 않는다.식수를 충분히 보충하고 잠사 경내를 둘러보고 다시 출발 내려올때와 달리 많이 가파르다.숨이 가빠지며 속도를 낼수록 더욱더 가빠지는 호흡 다시 운길산 정상 아까와 달리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운길산 정상의 표시석

 

 

                                                 운길산 정상의 안내판이다.

 

 

                              배낭도 팽개치고 싶은 심정이다.잠시 휴식하며

 

몇장에 사진을 찍고 하산을 재촉하여 내리막길을 내려서는데 아뿔사!~지난번 마지막 승원봉에서 묘지쪽으로 내려갈때 통증이 오던 오른쪽 무릎이 여기서 갑자기 그 증상이 나타난다.오른쪽 무릅은 예전에 다친후로 장거리 산행에서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시큰커리는 통증 "아~! 이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이제 절반밖에 오질 못했는데 벌써 오다니....

 

거의 세발(왼발과 스틱두 개)로 겨우 버티면서 하산 평지와 오르막길은 괸찮은데 경사도가 심한 부분에서는 거의 통증으로 악!~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잠시 멈추어 발을 앞뒤로 흔들어 보지만 효과는없다.스틱에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진다.이제는 내리막길만 보면 얼굴상부터 찌그려진다.상상해 보라 오른쪽 다리를 절룩거리며 스틱두 개에 의존해 하산하고 있는 사람을.....

 

어찌보면 산행중에 다친사람으로 보여 지는가보다 보는 사람들이 어쩌시다 다쳤느냐고 걱정스런 한마디씩을 하고 지나간다.어렵게 그리고 이를 악물고 약수터와 혜정사 갈림길 도착 잠시 휴식 여기서 덕소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가야 하나 잠시 생각하다 이내 고개를 저으며 적갑산쪽으로 발길을 옮긴다.여기서부터 예봉산까지 오르막 길이니 가볼만 하고 어차피 이 통증은 이겨내야만 하기 때문에.......

 

오르막길이니 한층더 탄력이 붙는 느낌이다.거의 스틱과 손의 의존도 40% 발의 의존도60% 정도는 되나보다 아니 그 반대일 수도 있다.철문봉 아래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막걸리 파는곳에 도착하여 점심을 해결했다.휴식시간이 길어서 인지 걸음걸이가 한층더 가볍게 느껴진다.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은 절룩거리며 이를 갈며 오르막길은 여유가 있게 오르고....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인다.그것은 예봉산 정상에 다 왔다는 증거다.왜냐? 아이스크림은 예봉산 정상에서만 팔기 때문에.....

 

 

                발효주이지만 맛이 달콤해서 한잔먹으면 계속해서 먹고 싶어진다.

 

 

 

                                        아예 예봉주 라는 표시까지 해 놓았다.

 

정상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특히 막걸리파는 곳은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없다.통증에 도움이 될까하여 그냥 갈려다가 예봉주라는 정상주를 한잔 마시니 그 시원함에 잠시 더위가 싹 가신다.

 

후우~!! 잠시 심호흡한번 이제부터 고난의 내리막길이 시작된다.조금 나아졌나 싶더니 경사가 심한 부분에서는 걸을수가 없다.이를 악물고 발을 앞뒤로 흔들어 잠시 휴식하고 다시 몇 걸음하다 다시한번 털고 ........

 

내리막에서 까먹은 시간은 오르막에서 만회하고 예봉산 정상을 거의 다 내려갔을 때쯤에 직녀봉을 처다보니 다시 한숨만 나온다.오날따라 왜 저리 직녀봉이 높아만 보일까?~~다시 오르막이 시작되니 걸음이 빨라진다.길을 흘러내린 물에 질퍽거리는 흙에 사람들에 발자국에 어디 한켠에 발 디딜 만한 곳이 없어보인다.얼마나 지루한 시간이 흘렀을까 마지막 봉오리 승원봉에 도착하여 시간을 보니 4시간 20분이 걸려 버렸다.

 

 

                                          팔당댐에서 흘러내려오는 붉은 진흙탕물

 

 

묘지길에 접어들어 포장된 길을 내려가는데 무릅통증은 더욱더 악랄하게 밀려온다.이번에는 뒷 걸음걸이로 내려와본다.부자연스럽지만 다리는 아프지 않는다.드디어 묘지 주차장도착 시간을 보니 오는길은 5시간이 걸려버렸다.갈때 3시간30분 올때 5시간 총 8시간 30분 지난번보다 길이는 2km가 늘어났지만 시간은 1시간 가량 단축되었다.잠시 흐르는 물에 무릅을 씻고 얼굴의 땀을 닦아본다.

 

 

                         창이 나가버린 등산화 얼마나 처절한 산행을 했는지 신발이 말해준다.

 

 

 

거의 기진맥진한 산행 내가 왜 이런 산행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어쩔때는 내 자신이 참으로 바보스럽기도 하고..이래가지고 14시간 산행이 가능할까 심히 걱정이 된다.내일은 병원엘 다시한번 가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