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워킹모드 네번째 산행(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다.)
산행일:2006년7월16일(일요일)
날씨:산행내내 비
산행지:검단산(왕복산행)
산행코스:충혼탑-호국사입구-약수터-정상-팔당수원지입구-다시 정상-전망대-충혼답
세상이 온통 폭우로 홍수로 난리가 난 마당에 한가하게 산행후기를 쓰고 있자니 도리가 아닌 것도 같다.허나 어제 새벽에는 그런 징후가 전혀없었다.그래서 산에를 간것이고...
산행이 끝나고 집에오니 그때서야 긴급재해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일요일 지난번에 갔던 예봉산 운길산 왕복 종주를 한번 더 해볼생각으로 알람시간에 새벽3시에 맞춰놓고 12시가 다되어 잠에 들었다.요란한 알람소리에 깨어보니 새벽3시 어제 과음을 한 탓일까 머리가 아프고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눈꺼풀은 자꾸 "가기는 어딜까니?기냥 장대비도 쏟아지는데 잠이나 자~!~" 하는 것 마냥 자꾸 아래로 내리감긴다.잠깐 누워있다는게 잠이 들어 아침6시가 되어 일어났다.
역시 장대비는 계속되고 있다.간단한 산행을 위해 비옷과 센들을 신고 차를몰아 충혼탑앞에 차를 주차하고 이번에는 사람들이 많아 잘 다니는 아주 편한 코스를 택해 올라가니 왠걸~냇가를 건너갈 수 없다.무섭게 쏟아져 내리는 검붉은 흙탕물은 거침없이 급기야 나를 삼킬듯이 사람을 주눅 들게 할만큼 무서운 속도로 흘러내리고 있다.이리궁리 저리궁리 아무리 건너갈 방법을 생각해도 무리다.잘못하여 떠내려 갔다가는 뼈도 못추릴 것 같은 느낌이다.
가던길을 돌려 평소 자주 오르던 호국사쪽 능선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한사람이 우산을 쓰고 내려오고 있다.우산은 썻으되 몸은 다 젖어있고 등산화속은 물이들어가 걸을 때 마다 벌컥거리는 소리가 난다.비가 많이 온다는 간단한 수인사를 하고 안녕히 가시라고 착실하게 인사까징 하고 다시 오름짓을 계속... 평소 다니던 길임에도 오늘은 등산로가 아닌 개울을 걸어가고 있는 착각이 들만큼에 진흙탕물이 길을따라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비가 많이쏟아지는 산행시 나는 센들을 신고 산행을 한다.특히 센들은 자신의 발 볼의 넓이보다 큰 센들을 신는게 좋다 꼭맞는 센들은 돌뿌리나 나뭇뿌리 같은곳에 걸려 잘못하다간 발톱이 뒤집히는 불상사가 있기 때문이다.그렇지 않고 등산화를 신는다면 반드시 오버트라우저 바지를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잠깐에 비는 상관이 없겠지만 계속해서 내리는 비는 아무리 등산화가 고어텍스 방수화라 할지라도 위쪽에서 타고 들어가는 물은 어쩔 수가 없기 때문이다.또한 신발 자체가 방수 신발이기 때문에 한번 들어가 물은 밖으로 빠져나오질 않는다.우산또한 잠깐에 소나기 정도는 모르지만 장시간에 우중산행에는 별 도움이 되질 못한다.왜 그럴까?우산을 쓰게 되면 한손은 우산 사용을 위해 사용해야 하며 걸리적거리는 나뭇가지 피하랴 바람부는 방향으로 피하랴 온 신경이 그쪽으로 쏠리다보면 정말 필요한 보행에 막대한 지장이 주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생각에 어느새 악수터에 도착했다.허나 약수터가 아니라 마치 폭포을 연상케하느 듯한 물줄기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약수터에 그 많던 사람들이 오늘따라 한사람도 보이질 않는다.이런 날씨에 산행을 하는 사람이 미쳤지! 누가 이런날씨에 산행을 하겠는가...... 정신이 나간 나 같은 사람이나 하는 것인가보다.계단길을 달려보기도 하고 지치면 거친숨을 들이키며 걸어보기도 하면서 오르다보니 벌써 정상에 도착하였다.역시 아무도 없다.쏟아지는 장대비는 계속되고 있고 이번에는 하산코스를 팔당수원지쪽으로 해서 다시 전망대쪽으로 가볼요량으로 하산길을 재촉하는데 길이란 길은 온통 흘러내리는 진흙탕 물줄기로 가득하기만 하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통일정사 아래 냇가를 건너가야 바로 아래가 팔당수원지이면 건너서 다시 통일정사 절을 좌측에 끼고 올라야 다시 정상으로 갈 수가 있다.그러나 웬걸....평소 조그만 도랑에 지나지 않던 내는 어마어마한 흙탕물로 도저히 건너갈 수가 없다.한참을 위 아래로 오르내리면서 건너갈 궁리를 해도 뾰쪽한 수가 별로 없다.여기서 떠내려가면 팔당댐 아래 한강으로 떠내려갈 것이고 일단 떠내려가면 일단 나는 죽을 것이고 그러면 슬퍼할 사람도 있을 것이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 가면 또한 그것도 안될것이고........
결국 포기 오던길을 되돌아 올라가기 시작했다.아무리 680m의 조그만 야산이라고 하나 일단 하산을 해서 다시 올라오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다.장대비는 그칠줄 모르고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등에서는 땀이 범벅이되 물에 젖은건지 땀에 젖은건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그러나 땡볕에 산행하는 것 보단 수월하다.이런 저런 생각으로 위를 처다보니 벌써 정상이다.정상에서 우측으로 창우동길로 접어들어 가니 한사람이 우산을쓰고 올라오고 있다.
여기 나하고 비슷한 과에 속하는 사람이 또 있군!~오르는길에 비해 하산길은 힘이 들지 않으므로 훨씬더 속도가 빨라진다.흙탕물로 질퍽거리는 산길에 바람까지 몰아치니 하산길 또한 만만치 않다.내려가는 길에 또한사람을 만났다.왕복산행을 하는동안 딱 세사람을 만났다.역시 나하고 비슷한 사람들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그들과 나는 똑같이 미쳤으니까....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