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신년 첫 산행 사패산 도봉산 종주 스케치

古山 2008. 4. 16. 06:41

늘 혼자서 산행하는 버릇이 몸에 배어 누구와 같이 오손도손 산행을 해 본지가 까마득 하기만 하다.

우선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약속시간이 지켜야 하고 먹을 거리 신경써야 하고,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서먹서먹한 분위기 누구와 잘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외골수로 그동안 거의  한 6년 가까이를 바윗길에서 살았다.물론 중간중간에 워킹 산행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아무튼 일요일 판대 아이스 클라이밍파크 개장식을 갈까 말까 토요일 오후까지 망설이다 결국 이 산행에 동참을 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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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룡역의 모습


원래 약속시간만큼 철저하게 지키는 성격이라 오늘도 어지간히 빨리 회룡역에 도착하였다.시계를 보니 9시 10분이 지나고 있다.


"이런 !~세상에 빨리와도 너무 빨리 왔네!~


약속시간인 10시까지 무엇을 하고 기다릴까 하다가 한참을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역을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니, 지난번에 같이 산행을 하였던 레이싱님이 알아보고 금방 아는체를 한다.사실 나는 모르고 있었다. 왜 이렇게 사람 알아보는 어려움이 따를까? 그래서 가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우리 등산클럽 회원들의 모습


10시가 지나자 회룡역 앞 광장은 그야말로 등산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9시쯤에 나왔을때는 아무도 없던 사람들이 유난히 붐비기 시작한다.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회원들


산악회나 산방을 운영하다보면 어려운 점이 참으로 많이도 생기게 마련인가 보다. 옛날 전화 모뎀을 쓰던 PC통신 산악회에서 초고속 통신의 시작으로  인터넷이 시작되던 해 동호회 만들어 운영하던 생각이 난다.지금은 10 여년이 훨신 지난 이야기 이지만 그 때는 참으로 전국적으로 1300 여명의 회원들이 각 지부마다 자발적으로 산행을 참여 하여 타 동호회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었다.특히 부산지부와 광주지부의 회원들 몇몇은 지금까지도 그 질긴 인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10시를 훌쩍 넘기고 20분이 지나서야  준비운동을 하는 것을 보니 여기도 역시 늦는 사람들이 항상 어디가도 있는가 보다.



회룡역을 뒤로 하고 포장된 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오늘따라 날씨가 그렇게 포근할 수 없다.역시 추운거 보다는 그래도 겨울답지는 않지만 따뜻한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는 생각을 하면서 회원들의 뒤 꽁무니를 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본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들머리에 올라서니 수북이 쌓아 낙엽길을 따라 열심히 열심히 뒤를 따라가고 있다.


"에혀!~ 이럴 줄 알았으면 좀더 운동을 좀 더 할걸.....!~"



포근한 날씨 탓일까 간단하게 입고 나섰건만 역시 등에는 땀이 흥건하다.그동안 얼마나 워킹을 등한시했으면 숨이 차고 헛구역질까지 날려고 한다. 이제부터라도 좀더 열심히 운동해야 겠다.작년 10월 설악산 삼형제봉 등반길에(등반후기클릭) 나섰다가 최악의 강풍으로 하강하면서 60m 자일 두동을 장군봉에 헌납하고 선등으로 오버행을 하강하면서 바람에 날아가 바위에 부딪히면서 죽지않고 목숨만은 살아 돌아왔지만 그 후유증으로 그때 다친 왼쪽 무릎이 그동안 재활을 몇 달째 해오고 있지만 아직은 완쾌가 되질 않아 내리막길만 나오면 무릎이 시큰거린다. 어디서 통째로 교환 할 수 없을까?~~ㅎ



사패산은 몇 번 와보았지만 역시 사패산 정상은 겨울이라는 것을 실감케 하는 것 인지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잠시 휴식을 하는데도 추워서 상의를 입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추위가 엄습해 온다.사패산에서 회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일어서니 저 멀리 만장봉이 희미한 운무에 가려 보일락 말락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작년 2월 불,수,사,도,북 5개산 당일종주 후기(클릭)  할 때 와 보고 다시 이곳에 왔다.17시간 30분이란 어찌 보면

조금은 무모한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큰 의미를 둔 산행이기도 하였다.



많은 회원들이 모여서 산행을 하다보니 3대의 무전기도 있지만 길이 잠시 엇갈려 선두 그룹에 우리는 우여 곡절끝에 잠시 바람을 피해 맛있는 점심을 들기 시작했다.


이제 산에 간다면 처다 보지도 않는 우리 마나님 아이들까지 어쩌다 집에 있으면 뭐가 잘못된 것처럼 생각하는 우리 아이들 미쳐도 곱게 미쳐야 하는데....예전에 같이 워킹 산행을 할 때는 곧잘 도시락도 싸주고 하더니 내가 본격적으로 등반을 시작한 이후부터는 소 닭 보듯이 한다.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편한지도 모르겠다.그래서 나는 늘 부부가 같이 산행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더구나 똑 같은 취미를 가지고 사는 부부들은 얼마나 행복할까...맛있는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너무나 부러울 따름이다.~~"에혀!~"



회원들의 배낭은 무슨 산타베낭이라도 되는 것일까. 먹을 거리가 하염없이 나온다.

늘 혼자 산에 다닐 때는 그저 허기를 면할 정도의 행동식만 가지고 다니는 버릇이 있어 그게 몸에 밴 것일까~오늘도 나는 간단한 떡 봉지를 담아 들고 나섰던 길이었는데...


덕분에 입만 가지고 간 내가 아주 잘 먹을 수 있었으니 그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옆에서 잘도 챙켜주시는 금남화님 덕분에 아주 맛있는 점심을 그리고 후식까지............



망월사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자운봉을 향해 올라가는데 얼어붙은 빙판길이 녹으면서 길이 많이 미끄럽기 까지 하다. 또한 희뿌연 안개로 바위면이 습기 때문일까 그곳도 또한 미끄럽기는 마찬가지다.



포대능선의 최대 난이도를 자랑하는 Y계곡을 우회하지 않고 바로 가기로 했다.물론 사람들이 많아 시간이 많이 지체 될 것이란 예상이 의외로 빨리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원도봉 하산길 3거리 도착



Y계곡의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이쪽에서 가는 사람들은 참으로 많아 많은 시간이 지체된다.



 이렇게 줄을 지어 기다려야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밝은 표정들이다.그래서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젊게 사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려 가는 것일까 아니면 올라가는 것일까?  은하수 님을 선두로 금낭화님께서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다.과연 이 길을 암벽 난이도로 추정해 본다면 얼마나 될까.5.5~5.6 정도는 되나 보다.산행객들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이렇게 철구조물을 설치해 놓았다.



타고난 산녀 들인가 모두들 잘도 올라가고 잘도 내려가는 모습을 한참을 지켜 보았다.



표정만 보아도 산행의 기분을 알듯 한 모습이다.



 가끔은 사람들에 밀려 기다리는 시간도 있지만 그래도 잠시만 참으면 금방 내 차례가 오게 된다.



최고의 난이도 클라이밍 다운 하는 곳이다. 오름짓보다 더 어려운 것이 바로 클라이밍 다운이다.



원래 계획했던 코스를 잠시 접고 하산 결정 오봉을 가지 않고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하산하기로 결정



역시 산행 후 뒤풀이는 어느 곳이나 빠질 수 없는 코스인 듯 하다.콩으로 만든 음식점에서 잠시 산행 뒷얘기들을 나누며...



맛있는 전골 요리 앞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모두가 함께 즐겁게 무사히 산행을 마친것을 자축하며 자!~~건배!!~~~ 2008년1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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