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빛바랜 산행후기]설악산 대청봉과 천불동 계곡 산행

古山 2008. 4. 17. 05:46
2001년 9월16일 지금부터 7년전 뫼오름 동호회 회원들은 설악산 번개산행을 다녀 왔었다.
쾌청한 가을 날씨로 모처럼만에 대청봉에서 바라본 모든 산군들은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볼 수 있었으며 더구나 천불동 계곡의 비경을 한눈에 감상 할 수 있었다.


.일 자 : 2001.09.15 ~ 09.16.(무박2일)

2.코 스 : 오색매표소~설악폭포~대청봉~중청대피소~소청~희운각~양폭산장~ 비선대~설악동 소공원

3.참가자: 29명(어린이 1명 포함)

산행기 작성 (뫼오름 등반대장 : 제로삼)

뫼오름에서 그 동안 정기산행 대상지를 서서히 높여온 이후로 오대산에 이어 두번째로 설악산으로 정기산행 대상지를 선정 하였다. 설악산! 초보 등산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올라보고 싶은곳. 속초라는 바다와 인접해 있어 쉽게 착을 수 있는 곳이지만 탐방객의 85%수준 이 설악동 소공원 주변의 비룔폭포, 권금성(케이블카), 비선대, 울산바위정도만 관광하고 돌아가기에 설악의 실체는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정기산행을 설악산으로 선정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리라는 기대도 약간은 있었지만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만이 산행 참여를 희망하였다. 그중에도 일부는 개인 사정등의 이유로 산행을 함께 하지 못하고 취소 신청을 하였다. 최종 참가자 면단을 확인하고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역시 고산님만이 보일뿐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자 한사람 두사람 도착하였자만 개인사정상 조금 늦게 도착하는 사람도 있다.(다음엔 일찍 나올것으로 기대함) 토요일 오후 행락객들 차량과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가는 차량으로 도로가 복잡하여 서울을 벗어나기도 힘겹다. 역시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들고 또한 물러가는 모양이다. 길가의 활짝핀 코스모스가 가는 허리를 하늘거리며 가을을 알려준다. 밤세워 달린 버스는 예정 시각보다 일찍 한계리 민예단지에 도착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곳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산행 하기로 하였으나 기온도 차고 불피우고 물끊이기가 귀찮다. 휴게소에서 따끈한 잔치국수 국물로 간단하게 속을 덮히고 산행들머리인 오색 매표소로 향한다. 오색에는 이미 약간의 사람들이 붐빈다. 우리도 이 곳에 내려 사냉 준비에 들어갔다. 선두와 중간 후미의 인원이 결정되고 산행을 시작한다. 어두운 밤길을 밝히는 렌턴의 불빛이 이곳 저곳을 비추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오색에서 대청봉 오름길은 도로에서 바로 경사가 시작 되는곳이라 산행시작과 동시에 숨이차오는 곳이다. 역시 우리에게도 영향은 바로 나타난다.

처음부터 걸음이 너무 빠르다고 아우성들이 대단하다. 키큰 사람이 앞에서니 발걸음 따라가기가 힘겨운 모양이다. 초입의 조그만한 능선에 올라 휴식을 하며 올려다본 밤하늘엔 왜이리 수많은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것 처럼 가가이에 매달려있다. 오래만에 오르는 설악산이라 그런지 길도 조금은 낯설어 보이기도 한다. 대청봉 오르는 길의 중간지점인 설악폭포에 도착하니 후미 그릅과 거리가 많이 떨어진것 같다.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 예전에 없던 다리도 생겼다.

 이곳에서 부족한 식수를 보충하고(이후로는 물이 없음) 가파른 능선으로 접어든다. 오른쪽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는곳을 보니 이제 일출이 얼마남지 않은것 같다. 오늘은 일출시간을 맞추기는 어렵다. 오늘의 날씨로 보아 일출 장면이 장관이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정상을 향해 힘든 발걸음을 ?ケ芽? 07:03 드디어 정상에 섰다. 대청봉 1,708m 표지석을 얼마만에 보는지 모르겠다.(약 10년 쯤) 오르는 동안에 많이 휴식을하며 올랐음에도 3시간 30분만에 정상에 도착하였다. 언제인가 다리를 다치고 산행을 오랫동안 하지 못하였던 시절 설악산이 보고 싶어 찾았던 이곳을 힘에 겨워 다 오르지 못하고 중간에서 포기하며 돌아섰던 이곳을 이제야 오를 수 있었다.


 설악산을 처음 오르는 사람도 감격스럽겠지만 나에게는 또 다른 감정으로 다가서는 설악산 대청봉. 오늘의 대청봉은 지금까지 올랐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정산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풍광 또한 다른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북으로 멀리 금강산 산자락이 선명하게 바라보이고 남으로는 점봉산, 구룡덕봉 너머 오대산 줄기가 이웃인양 건너다 보인다. 또한 동쪽으로는 속초와 양양의 시가지가 마치 성냥곽 엎어 놓은 것처럼 발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한참후에 도착하는 후미 그릅과 정상주 한잔씩 돌아가고 정상의 기념 사진도 한장씩 챙긴후에 하산을 시작한다.



중청 대피소에 도착하여 시각을 확인하니 도저히 공룔능선은 시간 상 무리라 판단되어 전원이 천불동으로 하산하기로 결정을 하고 희운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예전의 흙 언덕길은 온데간데 없고 딱딱한 철계단이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그 만큼 내가 오랜만에 설악산을 찾은 증거이리라. 희운각의 계곡에는 여러 사람이 발을 담그고 휴식을 하고 있어 시원한 계곡 물을 한모금 먹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신다. 잠시후 산장 관리인이 무어라 잔소리를 하지만 그때 뿐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제 지루하기 그지없는 천불동 계곡으로의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바위틈을 이리저리 맴돌며 흐르는 계곡물이 저아래의 웅덩이를 향하여 곤두박질하는 폭포와 높이를 알수 없는 좌우의 바위 절벽의 웅장함이 처음보는 사랍들로 하여금 절로 감탄이 나오게 마련이리라.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위험 구간에 설치된 사다리를 통하지 않고는 도저히 오를수 없는 천불동 계곡을 이리저리 휘돌며 비선대에 도착한다. 인심 좋은 주인 아주머니와 솜씨 좋은 주방 할머니의 맛있는 깍두기와 구수한 막걸리 한잔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며 많이 지친 후미 그릅을 기다린다.


무전을 통해 들려오는 후미의 걸음이 상당히 느리게 움직인다. 이윽고 나타나는 인원들 사이에 누군지 부축을 받으며 걸어온다. 순간 많이 다치지나 말아야 하는데 생각하며 확인하니 다행히 다친것은 아니구 오랜만에 무리해서 걸은탓에 다리와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뒷풀이가 끈나고 아마 엎고내려 할지도 모른다.


에구 사실 나도 힘든데 어쩌랴 덩치가 내가 제일 크다나.... 하지만 지팡이를 잡으며 혼자 걸을수 있다고 한다. 평상시에 산행을 자주 나오던지 아니면 집에서 꾸준히 운동이라도 했으면 괜찮았으리라 이야기를 하며 설악동 소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선행에 처음 참여하셨거나 오랜만에 나오신 회원님들 어제는 다들 잘 들어 가셨겠지요. 아픈 다리는 4~5일 지나면 풀러요 하지만 운동을 하면 훨씬 빨리 회복되기도 하지요. 힘든 산행 참여 하시느라 다들 고생 하셨읍니다. 그리고 아쉽게 이번에 함께 참여하지 못한 님들 다음엔 꼭 같이 산행 한번 하자구요~ 그럼 이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