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후기

설악산 토왕골 솜다리의 추억 등반

古山. 2013. 9. 10. 18:22

어제 장군봉 '매일 그대와' 루트를 등반하고 예약된 콘도에서 하루를 편한하게 쉬고 다음날 토왕골 솜다리의 추억을 등반해 보기로 하였다.우리 일행 7명중 5명은 경원대길로 그리고 나와 내 빌레이 파트너는 솜다리의 추억을 등반하기로 하고 경원대길 들머리에서 서로 헤어져 각자 등반하기로 하였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일요일 인지라 설악동 소공원 주차장이 많이 붐빌것을 염려했는데 예상보다는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한가하다.입구에서 신흥사 주차장을 이용 하기위해 맨 위로 올라가려는데 어제 이미 지불한 1인당 3,500원을 오늘은 이틀 연장이므로 할인받기위해 어제의 입장료 영수증과 등반허가서를 제출하니 1인당 1천원에 입장을 할 수가 있었다. 혹시 이틀 연속으로 등반을 하기위한 등반자라면 이점을 참고하면 경비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것이다.

 

 

어제의 뜨거웠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오늘 날씨는 변화무쌍하기까지 하다.경원대 갈림길에서 일행들과 헤어져 솜다리길 들머리를 찾아가는데 길을 맞게 찾았는데도 바보처럼  착각을 하고  다시 내려와 거의 한시간가량을 헤매고 말았다. 뭐 어차피 준비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만.....아무튼 쓸데없는 고생을 좀 하고 말았다.

 

첫 피치와 두번째 피치는 그리 어렵지 않게 도달 할 수 있었다.인원이라고 해 보아야 나와 빌레이 파트너 달랑 두명이다 보니 시간이 지체될리 없다.여기까지는 룰루랄라.....

 

오래전부터 이곳 세번째 피치를 자유등반을 해보고자 했는데 오늘 드디어 이곳을 등발 할 수 있을것 같았다.

3피치 시작지점의 테라스에서 올려다 보니 슬링이 줄렁줄렁 어지럽게 걸려 있는 모습이 바라다 보인다.아마도 난이도 때문에 인공으로 등반을 했을것으로 추측이 된다.

 

3피치 첫 볼트와 몇개의 볼트를 지나는 동안 어느정도는 난이도가 있어 보인다.그렇다고 슬링을 잡고 인공으로 등반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닌듯 하였다.허나 신은 나에게 이런 등반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도 한참 몇개의 볼트를 오르는데 아래서 빌레이 파트너가 다급하게 나에게 소리친다. 내려오는것이 좋겠다고....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저쪽 토왕폭포쪽을 가리키면서 다급하게 내려 오라고 한다.

 

 

"맙소사!"

그곳에는 하얀 진눈개비 같은 우박을 동반한 소나기가 마치 겨울의 진눈개비가 바람에 날리듯 엄청난 량의 비와 우박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이쪽으로 덮처오고 있었다.

설악산 여름 날씨는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당하고 보니 앞이 깜깜하다.일단 지나간 다음에 등반을 하기위해 흠뻑 젖은채로 바로 하강을 해 놓고 보니 비는 쉽게 그칠것 같지가 않다.

 

 

시작 지점에 내려와 보니 동료는 파랗게 질린 상태로 사색이 되어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일단은 내 바람막이로 입혀 아래 바람이 불지 않는 곳으로 피해 있으라고 하였다.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는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몸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비바람을 피해 아래로 내려가 있으라고 하고 더 이상 등반이 어려워 혼자서 쥬마로 장비회수에 들어갔다.물에 흠뻑 젖은 자일과 장비들 제대로 작동할리가 없다.

 

그래도 이런 위기를 어떻게는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퀵을 회수하고 하강하여 보니 동료는 어느정도는 체온이 돌아왔는지 조금은 안정이 되어 있었다.그리고 자꾸 졸린다는것을 절대로 자면 이곳에서 저 체온증으로 죽게 된다는 것을 누누히 말하고,서둘러 하강준비를 하고 두번에 걸쳐 하강 하였다.혹시 크랙에 자일이 낄것에 대비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베낭을 대포해 놓은곳까지 무사히 하산하여 옷을 갈아 입으니 그때서야 비로소 혈색이 돌아온다.

잘못하다가는 큰일 날뻔했다.

아마도 신은 나에게 이런 경험을 통해 자연의 섭리에 항상 순응하고 겸손하라고 하는 게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끝까지 나를 믿고 내 말대로 침착하게 대처해준 파트너에게 심심한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등반요약

 

등반일 : 2013년8월11일(일요일)

등반지 : 설악산 토왕골 솜다리의 추억

난이도 : 5.8~5.11b

날씨 : 흐리고 비 그리고 맑음

인원 : 선등자 포함2명

기타  : 악천후로 3피치 중간에 하강하여 등반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