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비오는 인수 야영장 산제 모습을 담아 보다.

古山 2008. 11. 11. 21:08

지난주 화요일 왼손 약지 두 번째 마디가 무거운 쇠붙이에 눌리는 사고가 발생하였다.그때 당시는 손가락이 잘려 나간 듯한 아픔과 출혈로 인해 급히 병원에 가보니 뼈에 충격은 갔으나 이상이 없단다.아픈 상황에서도 이제 등반은 다했나 보구나 생각했었는데 두어 바늘 꿔 메고 한 2~3주 치료하면 괜찮아 질거라는 의사 샘 말씀에 그래도 등반은 계속하라는 뜻인가 보다.

 

처음 이틀동안은 욱신거려 무지 신경이 많이 쓰이던데 일요일 산에 갈려고 하니 어느 정도 아픈 기운이 사라진 느낌이다.등반은 뭐 못할 것 같고 해서 간단한 배낭에 카메라와 옷가지를 챙겨 넣고 동료들 등반하는 모습이나 담아볼까 하고 새벽에 집을 나섰다.

 

그동안.내 블로그 찾아와 주신 이웃들에게 답글을 2주가까이 쓰질 못했다.고의는 아니었으니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이제 북한산 단풍도 막바지에 끝물에 접어 들었나보다.길가에 곱게 물든 단풍이 이제는 예쁘다는 생각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기까지 하니 말이다.

 

아기발 산악회 회원들이 산제 준비를 위해 음식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번 인덕공고 OB산악회에 이어 이번주에는 아기발 산악회의 산제가 인수 야영장에서 있었다.올해로 34주년이라는데 전통이 있는 산악회인 듯 하다.북한산에서 유일하게 취사와 야영이 허용되는 곳이 바로 여기 인수 야영장이다.물론 다른 곳에서 이같은 일을  한다면 무거운 벌금(50만원)은 각오해야 한다.

 

자 그럼 어떻게 허가를 받았는지 야영과 취사 허가증을 한번 살펴보자.

 

취사, 야영 허가증 앞면의 모습이다.지정된 장소에서 야영과 취사가 허용된다. 이곳은 13번 야영장이란 뜻이다.지정된 이곳을 벗어나서 텐트나 치거나 야영은 허가되지 않는다.

 

그럼 뒷면을 한번 살펴보자.

 

 

허가 사항을 적었으며 아래에 국립공원 관리공단 북한산 관리소장이란 직인이 찍혀있다.

 

 

산제를 지내기 위한 제상의 모습이다.보통은 돼지머리를 놓고 지내지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 산악회는 떡과 머리고기 그리고 과일과 나물등 푸짐한 상이 차려져 있다.

 

보통 기본 제사상은 주,과,포,혜(酒,果,鮑,醯) 즉,술과,과일,건어물,식혜가 기본 제사상이라고 보면 된다.옛날 판소리 심청전에 보면 심봉사가 죽은 곽씨 부인의 제를 지내는 첫대목이 느린 진양조로 바로 “ 주과포혜(酒菓哺醯) 박전(薄奠)허나, 많이 먹고 돌아 가오.” 시작된다.

진설은 좌포 우혜로 포는 좌측에 식혜는 오른쪽에 놓는다.여기서는 인간의 제사가 아니고 산신령께 올리는 제사이므로 수저나 밥은 놓지 않는다.

 

 

이제 산제를 지낼 준비가 되었으면 대축(여기서는 사회자를 말함)은 큰소리에 초헌관을 모시고 본격적인 산제 시작을 알리며 초헌관은 강신을 하게 된다.이때 모든 산제 참가지는 탈모를 하고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진다.

 

 

요즘은 태극기와 산악회 깃발을 나란히 걸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기도 하고 먼저 간 산우에 대한 묵념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안전등반을 위해 산신령께 올리는 제사인 만큼 기념식이나 행사가 아닌 만큼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 제창등은 좀 어울리지 않나 하는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물론  이 글은 내 주관적인 것이니 부디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 이 사진을 한번 보자.아주 옛날 PC통신 산악회 시절 그러니까10 여년 훨씬 전의 일이었나보다,내가 대표시삽을 하던 산악회에서 충북 영동 천태산에서 산제를 지내는 날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생각다 못해 산아래 민박집을 빌려 산제를 지내던 사진이다.위쪽에 "顯天台山神靈位" 라는 지방문이 붙어 있다.

 

 

강신(降神)은 신이 내리는 의식을 만하며, 이때 집사는 초헌관이  술잔을 들면 술을 조금 따르고 초헌관은 이 술잔으로 세번으로 나누어 조금씩 부어준다.그리고 두 번 절하게 된다.

 

 

참신(參神)

신을 맞이하는 의식이다.모든 참가자는 모두 엎드려 두 번 절한다.바닥이 좋지 않아 어려울 때는 반배로 대신한다.

 

초헌(初獻)

 

강신이 끝나면 초헌관이 산신령께 첫 술잔을 올리는 의식으로 술을 가득 따라 올리고 두 번 절한다.이때 자신이 바라고자 하는 말을 크게 고하여도 된다.보통은 산악회 회장이나 대표자가 초헌관을 맡게 된다.

 

 

독축(讀祝)

축문을 읽는 의식이다. 보통은 초헌관이 독축을 하지만 다른 사람이 헌관을 대신해 독축은 할 수 있다.

 

 

모든 참가자는 헌관이 읽는 축문에 경건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경청한다.

 

 

아헌(亞獻)

 

두 번째 헌관을 아헌관이라고 한다.보통은 산악회나 그 단체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올리지만 주로 원로나 고문들이 아헌관을 하게 된다.

 

종헌(終獻)

 

산신령께 올리는 마지막 헌관이  바로 종헌관이다.보통 산악회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지만 보통은 임원이나 스태프가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헌작(獻酌)

 

헌작은 잔을 올린다는 의미이며 인간의 제사에서는 첨작이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산신령께 올리는 제사이므로 헌작이라고 한다.이때 모든 참가자는 누구나 잔을 올리고 절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이 평소 기원하고 픈 말을 산신령께 고하기도 한다.

 

사신(辭神)

 

신을 배웅하는 의식이다.흠양하셨으면 이제 평안히 가시라는 뜻에서 모든 참가자는 두 번 절한다.

 

소지(燒紙)

 

축문을 불 사르는 의식으로 보통 산불 방지를 위해 커다란 통에 넣고 안전하게 불 사르고 여의치 않을시는 꼭 불사르지 않아도 된다.

 

음복(飮福)

차려진 음식을 모든 참가자들이 골고루 나누어 먹는다,이때 근처의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아 나누어 주기도 한다.

 

철상(撤床)

제사상을 치우는 것을 말하며 모두 모여 차려진 음식등을 모두 나눠 먹는다.

 

끝으로 이 글은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포스트로 산제의 정석이 될 수 없음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