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중에 선등자는 늘 외롭다
주말과 휴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주말이 가까워 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가 오지 않는단다.
비가 올것을 예상해서 뚝섬 인공외벽 공지가 인수봉으로 갑자기 바뀌었다.지난주 간현암 등반이후 주기적으로 오는 허리 통증이 이번에는 오래 지속될 모양이다. 근육 이완제와 진통제를 3~4일 복용하면 사라지던 것이 이번에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실줄 모른다.과연 등반이 될까 싶어 몹시 망설여진다.일단 참가신청을 해 놓고 안되면 가까운 백운대나 올라갔다 내려올 생각으로 아침에 일어나려니 몸이 잘 움직여 지질 않는다. 거의 5분이상을 실갱이를 하고난 후에 겨우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어제 저녁에 꾸려놓은 베낭은 선등장비가 빠지고 대신 그자리에 자일이 자리하고 있어 무게는 뭐 거의 거기서 거기인듯 하다.다행이도 가까운 천호역으로 동료가 차량을 가지고 온다하여 펀안히 우이동까지 갈수 가 있었다.
참가 인원을 보니 모두11명 두팀이나 세팀으로 나누어 등반하면 좋을 듯하였다.일단 인수봉 아래에서 구조대길4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청맥길을 가기위해 인수봉 남측벽을 향해 올라가는데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어느곳 하나 빈곳이 없다.아마도 이제는 인수봉 등반을 할려면 야영을 하고 새벽부터 서둘러야 자신이 가고싶은 곳을 갈 수 있을것 같다.
오늘은 그래도 몸 상태가 제일 좋은 대장님이 선등을 하기로 하고 줄줄이 따라가는 사람들이 모두가 대장급들이다.이렇게 등반하기도 어려운데 오늘은 어찌 하다보니 이렇게 등반을 하게 되었다.
청맥길이 어렵다고 하지만 얼마전에 톱로핑으로 첫피치를 등반해본 바로는 내 실력으로는 선등이 어려울듯 하였다.나야 원래 다른 등반 실력도 초라하지만 슬랩에는 늘 자신이 없고 한다해도 추락하기가 일수다.자주 해 보고 감각을 익혀야 어느정도 유지가 될 수 있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아무튼 한마디로 슬랩은 자신이 없다.
청맥길 첫 볼트에서 두번째 볼트의 길이는 많이 멀다. 반드시 크랙 중간에 캠을 하나 아니면 안전하게 두개 정도는 설치하고 등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물론 크랙의 홀드는 좋지만 중간쯤에 가면 약간 흐르는 부분이 있는데 이곳에 이르면 등반자는 기운이 빠지게 된다.이곳은 제빨리 통과해서 위쪽에 좋은 홀드에서 쉬는것이 완등의 지름길일 것이다.
오늘에 선등자는 여기에 캠을 두개 설치하고 오르는 아주 안전위주의 등반을 하고 있었다.
크랙의 마지막 부분을 잡고 일어서면 좌측으로 볼트가 보이는데 이곳에서 클립을 하면된다.그리고 이곳에서 좌측으로 약간의 트래버스 구간이 나오는데 이곳까지는 무사히 쉽게 갈 수 있다.그러나 여기서부터 살떨리는 구간이 시작된다.구멍홀드가 한 두개 있고 발을 높이 올려야 하는 구간이 시작된다.아마도 선등자는 참으로 어려운 구간이 아닐 수 없다.
세컨등반자의 등반 모습이다.오늘 나는 찍사의 임무를 받아 세번째 등반자로 나섰다.역시 크랙을 레이백으로 잡고 올라서는데 역시 허리에 통증이 밀려온다.진통제가 역할이 다했나? 그렇다고 내려갈 수 없다.한번 올라온 이상 그리고 나는 현재 후등자 아닌가? 그럼 어떻게 든지 가야한다.
오늘의 세컨 등반자 참으로 자연스럽게 잘도 올라간다.그동안 얼마나 많은 운동과 노력을 했는지 자세또한 부드럽다.다 모두가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두번째 피치 등반모습이다. 볼트를 향해 올라가는데 역시 다리가 떨리는것으로 보아 그 난이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청맥길 두번째 피치 선등의 모습이다.자세로 보아 슬랩이라기 보다는 페이스에 가까운듯한 비탈길이다.사람들이 얼마나 등반을 하지 않았을까 썩은 슬링이 두번째 볼트까지 걸려있다.슬링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난이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여기서 일어서는것 까지는 성공했는데 오늘의 선등자 이곳에서 추락하고 말았다.추락하면서 아래 바위턱에 오른쪽 발목이 다치는 불상사가 생겨버렸다.등반을 하다보면 다치는것은 늘 있는 다반사 이기도 하다.누구나 다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허나 자주 선등에 나서거나 특히 온사이트 등반같은 경우는 정확한 무브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더 부상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그만큼 대장들은 대원들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그래서 선등이 힘들다는 것이다.부디 빠른 쾌유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