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 인클길 살떨리는 등반
작년 가을 울산바위 비너스길을 등반하면서 건너편의 인클길을 언젠가 등반을 해보고 싶었다.그때는 막연히 가볼만한 길 일 것이란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올해 설악산 등반허가가 풀리는 5월16일 첫 등반을 3주전에 이쪽으로 정해놓고 인터넷을 뒤져 대충 난이도를 살펴보니 " 허걱!~35미터 3피치 등반난이도가 5.12a 이다. 또한 2피치와 제4피치도 5.11+ 급의 난이도가 표시되어 이었고 등반 후기를 살펴보니 결코 녹녹치 않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 인클길 마지막 등반자 장비 회수 하는 등반 모습
온사이트 등반 능력이 5.10a 고작인데 그것도 처음 해 보는 인클길 2~4피치 등반루트의 난이도가 5.11b~5.12a를 등반을 해 보겠다고 생각을 했으니 너무도 무모한 등반이 아닐까 내심 걱정부터 앞서기 시작한다.여태 등반을 하면서 등반에 앞서 이렇게 긴장하기는 처음이다.2주 전부터 좋아하는 곡차로 끊어버리고 15일의 담금질에 들어 갔다.그리고 결전의 전날 5월15일 저녁 자정을 넘겨 우리 일행 15명은 서울 군자역을 출발하였다.
▲ 새벽4시 우리 일행은 설악동에서 울산바위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통 설악산 등반길에 나서면 저녁에 이동하면서 간단하게 술을 한잔씩들은 걸치면서 가겠지만 모두가 조용하다 못해 숙연한 공기가 버스안에 감돈다.
▲ 인클길 출발지점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우리 일행들
우리 15명의 일행들은 한팀은 인클길로 또 한팀은 비너스길로 등반하기로 결정하고 각자 역할을 차로 이동하면서 정해 주었다.
▲ 인클길 첫피치 선등에 나선 내 모습 바로 위에 확보 지점이 보인다.
1p 등반거리: 25m 등반난이도: 5.10a.
우리팀으로 배정된 인원은 모두 나를 포함하여 7명 남자 선등자 3명 여자 4명이다.
16일 동이 트면서 등반 들머리에 서서 루트를 살펴보면서 과연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마져 든다.밑에서 올려다 보니 위쪽에 볼트 두개 정도 보이고 첫피치 확보지점에 슬링줄이 걸려 있는것이 보인다.작년9월 비너스길을 등반하면서 보았던 루트가 바로 1피치 확보 지점이었다.
▲ 제1피치 세컨 등반자 등반 모습
1피치는 비교적 쉬운 크랙과 좌측으로 트레버스 하는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았다.굴 위 오버행 넘어가는 부분이 약간 애매하기도 하였지만 난이도는 모두 맞는듯 하였다.
▲ 제2피치 등반 모습 옆에 비너스길 선등자가 올라오고 있다.
2p 등반거리: 25m *등반난이도: 왼쪽5.11d/오른쪽 5.11b
양쪽으로 갈라지는크랙 왼쪽크랙은 손과 발 째밍으로 등반이 가능하며 오른쪽은 전형적인 레이백이 필요로 하는 구간이다.얼핏 보아도 왼쪽은 벙어리 크랙으로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해서 나는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오른쪽 크랙으로 가기로 했다.
약간은 흐르지만 그래도 양호한 홀드들이 좋아 전형적인 레이백 자세로 오르면 쉽다.마지막 부분에 넘어가는 부분도 그리 어렵지 않다.손을 뻗으면 바로 좋은 홀드가 잡힌다.볼트는 두개 설치되어 있으며 중간에 캠을 한두개 쯤 설치 하는것도 안전등반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제 2피치 등반 완료 세컨 빌레이 준비중
▲ 제2피치 확보 지점에서 바라본 아래 등반 모습
▲ 제3피치 등반중인 내 모습 밑에서 보기는 홀드가 좋아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3p등반거리: 35m. *등반난이도: 5.12a.
▲추락후 다시 올라와 잠시 휴식하고 있는중
인클길 전코스중에서 등반거리가 가장 길며 등반난이도 어려운 곳이란다.역시 어려운 부분이라 두번째 볼트 걸려다 4미터 가량 추락으로 이어졌다.빌레이가 위쪽으로 딸려 올라갈 정도로 충격이 크다.
어깨로 받치고 등으로 밀고 손 재밍과 발재밍 모든 동작들이 동원되고 있다.밑에서 보기에는 쉽게 오를 것 같아 보였지만 정작 올라오니 밑에서 보는것과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바위가 살아있어 발이 미끄러지는 일은 없지만 조금만 스처도 상처가 나기 마련이다.물론 등이며 팔이며 손가라고 모두.....
3피치 등반 하는 모습을 아래 출발 지점에서 찍은 모습이다.누워 있는 바위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가며 바위를 쓰다듬다 손가락 끝마디에 밥알 크기만한 돌기가 한두개 걸리면 그걸 의지 삼아 레이백으로 올라야 하는 구간도 있었다.참으로 살 떨리는 구간이다.또한 5.12a 급 다운 루트이다.
35미터의 등반 길이가 너무도 길어 보인다.끝도 없는 길과 같이 느껴지기 까지 한다.캠 설치도 많아지고 주로 쓰이는 캠은 트랑고 9호가 제일 많이 쓰이며 트랑고 5호와 6호 캠이 자주 쓰인다.다행이 나는 5호 캠이3개 정도 가지고 있었으며 6호캠도 2개나 가지고 있었다. 또한 블랙다이아몬드 캐머롯 5호와6호가 있으면 유용하게 쓰일곳이 한 두 군데 나오게 된다.
35미터라고 되어 있지만 약40미터 정도 올라가면 동굴 모양으로 패인 바위가 나오게 되는데 여기가 3피치 확보 지점이다.볼트는 모두 5개 설치되어 있으며 중간에 캠 설치를 자주 해야 한다.이 길에서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한다.결코 녹녹치 않는 길임을 난이도 숫자가 말해준다.
4p등반거리: 30m. *등반난이도: 5.11d
여기서 부터는 선등 사진이 없다 세번째 등반자가 등반을 시작하기 전에 확보 장소가 협소하여 선등자 먼저 올라오고 세번째 등반자가 다음에 올라오기로 했다.세명이 서 있기에는 장소가 너무좁다.
4피치 출발하고 바로 위에 캠을 설치해야 한다.나는 여기서 2미터 간격으로 캠을 설치하고 올라왔다.
약간은 큰 침니식 크랙으로 스타트부터 약15m까지는 재밍등반이고 그다음부터는 레이백등반이다
볼트개수는 3개정도가 작업되어있으며 이곳 역시 사람의 기운을 빼기 딱 좋은 루트이다.
4피치 종료지점에 가기전에 이런 천정이 나오게 되는데 왼쪽 볼트에 퀵을 걸고 우측으로 트래버스 하는 구간인데 바로 위쪽에 트랑고 캠3호를 구멍에 설치하고 트래버스 하면 추락한다 해도 펜듈럼으로 벽에 부딪힐 염려가 없다. 이곳 역시 등으로 천정을 짊어지고 머리로 받치고 하면서 우측으로 트레버스 해야한다.후등 또한 조심해야 한다.추락하면 우측으로 날아가게 된다.
5p등반거리: 25m. *등반난이도: 5.10c.
볼트는 2개 작업되어 있으나 첫 볼트까지 가기는 너무 멀다. 캠을 두개 정도 설치하고 올라가면 안정적 오를 수 있다.
오름은 스태밍으로 오르면 된다.바위가 많이 부스러지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마지막 부분이 다소 까다롭다 필요하다면 캠 하나쯤 설치하고 오르면 좋을듯 하다.
▲ 제6피치 세컨 등반자 등반 모습
6p등반거리: 25m. *등반난이도: 5.10a.
바위가 많이 부스러지니 등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스타트 부분에 캠 설치가 필요하다.볼트는 상단 높은곳에 한개 설치되어 있다. 밑에서 보면 보이나 막상 올라서면 동작이 상당히 어렵다.스태밍이나 레이백으로 오르면 된다.
▲ 인클길 등반 종료
선등자는 등반이 종료 되었으나 마지막 등반자가 모두 올라오게 될때 까지는 4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너무 무리한 등반을 강행하지 않았나 하는 조용히 반성을 해 본다.
▲ 등반을 마치고 잠시 휴식중에 손을 살펴보고 있다. 약 5시간 정도 등반을 했다.
▲ 영광의 상처 투성이 손
▲ 곰바위 앞에서 기념 촬영
등반요약
등반일 :2010년 5월16일(일요일)
등반지 : 설악산 울산바위 인클길
난이도 : 5.10a~5.12a
인원 : 선등자포함 7명
날씨 : 맑음
소요시간 : 선등자 5시간 후등자 9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