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후기

선인봉 푸른길 등반

古山. 2011. 5. 24. 23:28

멋진 등반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음이 더 아프다.

작년10월초 설악산 등반이후 아직 한번도 선등을 해보지 않았다.거의 8개월 가까이..... 지난번 인수봉 벗길을 후등으로 한번 올라가 본 이후로 첫 선등이라 참으로 긴장된다.

또한 약5년전 후등으로 한번 올라가 본 이후로 처음으로 선등을 해보는 선인봉 푸른길 등반, 2피치 칸테 등반을 하면서 묘한 밸런스 동작과 짝힘을 줘야 하는 레이백 자세등이 리딩을 해보기는 참으로 부담스럽겠다 라는 생각은 해 보았지만 언젠가는 꼭 한번은 해보고 싶었다.정말 모처럼만에 등반 좀더 멋지게 그리고 파워풀 하게 등반을 하고 싶었다.또한 그동안 재활을 통해 어느 정도 몸 상태가 회복되었는지 가늠해보는 시점이기도 하였다.늘 등반을 앞둔 저녁에는 항상 긴장을 하게 된다.그래서 숙면을 취하기가 참으로 어렵고 자다가 자주 깨어나 시계를 보게 되는데 오늘도 맞추어 놓은 알람보다 30분이나 일찍 일어났다.

도봉산 입구에 도착하니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몇명 없다.오늘 선인봉 등반은 늘 같이하는 아이돌식구들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참가인원은13명 세개팀 정도로 나누어 등반을 하게 되면 최적의 조건이 될 것 같았다.

▲ 아직은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등반자들이 거의 없다.바위 상태는 이슬이 채 마르지 않아 축축한 느낌 13명이 세개 팀으로 나누어 푸른길을 5명과 하늘길 그리고 현암길 이렇게 나란히 올라가기로 했다.

▲ 이곳 예전에 그렇게 쉽게 되던 동작이 잘 되질 않는다.또한 이슬이 아직 마르지 않아 미끄럽기까지 했지만 역시 4번의 추락 체력이 예전같지 않는듯 역시 많이 어렵다. 아직은 바위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일까??? 아무튼 첫 스타일부터 여지없이 구겨지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이 흑점에서 예전에 그렇게 귀가 아프가 새겨 들었지만 역시 동작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두 번째 스타일 구기는 순간 " 에혀!~~아직 갈 길이 먼데........ㅠㅠ

제2피치 묘한 밸런스 동작이 요구되는 칸테(모서리) 등반 역시 아래 슬랩부터 어렵더니 갈수록 태산이다.세 번째 스타일 구기는 장소가 되어 버렸다.이제는 점점 자신감이 떨어진다.참으로 부끄럽다.이런 등반을 하는 내 자신이 미워진다." 그래서 바위는 자주 해 보아야 하나보다.!!~~ㅠㅠ"

제3피치 부터는 조금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역시 이곳을 예전에는 어떻게 올라갔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고 전혀 생소한 루트같이 보여진다.그래서 등반은 역시 선등을 해 봐야 그 루트를 알 수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역시 중간 중간에 캠 설치하는데 펌핑이 올려고 한다.이곳 역시 힘든 구간이 아닐 수 없다.

제3피치 세 번째 등반자 등반 모습이다.역시 자세 좋고 그동안 열심히 등반을 하더니 몇 단계 업그레이된 동작과 안정된 등반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다.

제4피치 침니(굴뚝) 등반 등으로 밀고 발로 밀어 올리고 이렇게 올라가면 된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등반 형태이다.사람 몸과 침니 공간이 딱 맞아 떨어져 등반하기는 참으로 편하다.

볼트가 박혀있는 지점을 통과하면 위쪽에 바위 모서리를 잡고 넘어서야 한다.홀드 상태가 아주 양호하여 쉽게 넘어 설 수 있다.날 등을 타고 등반을 할 수도 있지만 침니 안쪽에 볼트가 박혀있어 이런 형태로 등반을 해야 한다.

이런 자세로 넘어서면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바위모서리를 잡고 날등을 타고 다음 슬링이 걸려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 된다.

두개의 볼트가 박혀있으며 양쪽으로 슬링이 걸려있다.볼트따기 형태로 오르기가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슬링에 한쪽 발을 걸고 볼트를 밟고 일어서면 상단의 언더크랙이 잡히게 된다.자유등반은 하기 어려운 곳인듯...........??

▲ 세 번째 등반자 등반 모습이다.페이스 등반에 가깝다.

방심한 탓일까 아니면 긴장이 풀려서 일까? 페이스에 가까운 앰보싱 벽을 올라서면 완만한 슬랩이 나오게 되는데 이상하게 스탭이 꼬이면서 밟았던 바위가 부스러지면서 순간 추락!~ 추락하면서도 너무도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 잠깐 들면서 많이 다치겠다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했다.역시 두 번에 점프 추락 첫번째는 점프 착지는 괜찮았는데 두 번째 착지에서 왼쪽 발목이 순간적으로 통증이 몰려온다.거의 7~8미터는 추락을 했나 보다.쉬운 길 이기 때문에 볼트 길이도 멀다.그래서 더 추락길이가 길어진다.잠시 몸을 추스려 다시 그곳을 올라보는데 왜 여기서 추락을 했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는다.............

▲ 하강하여 올려다 본 현암길 하늘길 푸른길 아이돌 회원들 등반 모습이다.

4피치 확보 지점에서 발목을 살펴보니 많이 다치지는 않는듯 하였다.허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한 통증이 밀려온다.하산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뚱뚱해진 내 발목...........이게 과연 내 발이 맞는거야??? 아침에 신발을 신어보지만 잘 들어가지 않는다.

등반후기

암벽등반은 특히 선등자는 추락의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누구나 추락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또한 등반은 늘 추락과 부상을 동반하게 된다.물론 그것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등반을 잘 할 수 없다.모처럼 멋진 등반을 해보고 싶었는데 오늘도 참으로 몇 번의 반칙으로 부끄러운 등반을 하고 말았다.다친 발목의 아픔보다 마음이 더 아파온다.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는 내 자신을 보면서 과연 이런 식으로 나는 언제까지 등반을 할 수 있을지 또한 자신감이 결여된 등반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하는 회의감 마져 밀려온다. 오늘 나는 다친 다리의 아픔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깊이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