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빛바랜 산행후기] 그 겨울 치악산의 위용

古山 2008. 5. 6. 06:12

치악산 그겨울.....

 

2001년도 뫼오름의 정기산행을 마감하는 12월의 정기 산행을 치악산으로 계획하여 공지를 하였다. 산불예방을 위한 입산 통제가 12월15일 까지 이니 우리의 산행에 별다른 지장이 없을 듯 하였다.

 그러나 강원도 지역의 계속되는 건조주의보가 해제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등 정기산행에 차질을 빚어질 것만 같다. 은근히 걱정도 되고 해서 치악산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수 차례 전화로 확인을 거듭하였으나 입산 통제가 연장될 가능성이 아주 많았다.그런데 다행히도 13일 강원도 및 수도권 일원에 약간의 비가 와 주었다. 반가운 마음에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다시 한번 전화로 확인을 하고 최종적으로 계획했던 코스로 등산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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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

 아침 일찍 약속장소로 향한다. 이번 주 내내 영하의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행여 불참자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새벽의 차가운 바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며 한기를 전해주어 몸을 움츠려 들게 한다.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며 집을 나섰지만 생각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약속장소에는 버스와 고산님이 반가이 맞아주었다. 이윽고 한 사람 한 사람씩 반가운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갑자기 몸이 불편해진 인원과 갑자기 일이 생긴 회원이 하나 둘 생기며 은근히 걱정도 된다.

 그래도 그나마 참석하지 못한다는 연락이나마 전해주니 한결 고맙기 그지없다.(같이 동행 하였으면 더 좋았을껄....) 아예 연락도 않 하며 참석하지 않는 분들은 밉다.(전화도 안받고 마냔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최종적으로 인원을 확인하고 약속 시간 한참 지나서야 출발 할 수 있었다.(물론 중간에서 한 사람을 더 태우고)
 차량은 이내 경부와 영동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예년 같으면 차창 밖으로 흰 눈이 희끗희끗 할 터인데 금년에는 아직 눈이 오지를 않아서 황량하기 그지없다.
 남 원주를 거쳐 황골 입구로 접어 들자 저수지의 물이 꽁꽁 얼어있어 강원도의 날씨가 추운  곳임을 실감케 한다.

 황골!  2년전에 회사의 산악회원 들과 민박을 했던 집앞에서 하차하여(승용차는 더 올라갈수 있음)  처음 참가하시는 회원들과 반가이 인사를 한다.(이번 산행에는 고수님 동료분들이 많이 참여를 하여 주셨음)
 
 산행 출발(10시 25분)
이제 저위의 입석사까지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가파른 도로를 올라야 한다.  이곳은 초입부터 포장길을 따라 올라야 하기에 아마도 초장부터 지치는 사람이 발생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 곳이다.  약 20분을 올라 매표소에서 대오를 다시 한번 정렬하고 이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 입석사를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옮겨본다.


 그러나 지난 11월 정기산행 이후 한번도 산에를 가지 않은 탓일까? 아님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목 운동(??)만 해서 일까?  발걸음이 그리 가볍게 내닫지를 않는다.

 입석사 바로 옆에 있는 입석대에 올랐다. 뒤 처져 오고있는 우리의 후미 그릅과 원주의 시가지 일부가 바라보이는 아주 전망이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입석사를 지나면서 산길이 좁아지며 급경사의 돌밭길로 바뀌고 간간이 흙이 많이 패인 등산로는 비가 많이 내릴 경우 사태가 예상되기도 하는 그런 산길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흰 눈이 내려있는 그런 능선으로 접어들고 있다.
 

 치악산 주능선의 종주코스에 도착하니 저 멀리 비로봉 정상이 바라이기 시작한다. 세개의 케언(돌탑) 가운데 제일 남쪽에 위치한 돌탑도 함께 시야에 들어오며 정상부의 형형색색 원색을 이룬 등산인 들도 바라다 보인다. 후미의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카니발님이 가져온 대추차를 한잔씩 돌려 마시며 기다려 보지만 날씨가 차가운 관계로 오래 동안 지체를 하지 못하고 정상을 향하여 일행들을 출발 시킨다. 이곳을 출발하여 잠시 오르막을 오르면 삼봉쪽 등산로 방향으로 안내판이 사진과 함께 세워져 있으며 출입금지 구간임을 알리는 팻말과 함께 줄을 쳐둔 웃지 못할 광경을 보며 지나친다.
 
 후미에서 정상부에 중식 장소를 물색하는 문의가 무전기를 타고 날아든다. 하지만 정상에는 북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아주 매서우니 중간의 적당한 장소를 찾아 민생고와 함께 정상주를 대신하여 한잔의 쇠주로 추위를 달래본다.

 이제 작은 봉우리 하나만 넘으면 정상 바로 아래의 사다리병창 계곡길 입구인 약수 사거리이다. 하지만 능선에 올라서니 저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온몸을 얼려버릴 기세로 불어댄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체온을 올리는 수 밖엔 방법이 없다. 약수 사거리를 지나치며 하산 코스라 미리 알려주고 나무 계단을 하나 둘 올라 정상에 다달았다.


 치악산의 상징이던 세개의 캐언중 두개가 벼락을 맞아 허물어져 있었다. 뒤이어 도착한 일행들과 정상 표지석을 오랫동안 차지하고 기념 사진을 찍기에 여념들이 없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 관계로 서들러 하산을 시작한다. 약수 사거리에 다시 한번 인원을 점고하고 안전을 위하여 각자에게 아이젠을 부착토록 하였으나 아이젠이 없는 사람들에게 여유분을 지급하고 처음 아이젠을 착용하는 사람들은 일부 체워 주기도 한다.


 이제 눈과 얼음이 혼합되어 있는 돌밭길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하산이 시작된다. 다행히도 시간이 조금 늦은 탓일까 아님 오늘 등산객이 없었던 것일까?  하산로가 복잡하지 않아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하산지점을 2/3정도 내려오니 눈도 얼음도 모두 녹아 있다.  새렴폭포 통제소에서 후미가 오기를 기다려 함께 하산할 생각이었으나 역시 오랜시간을 기다린 사람들은 체온이 많이 내려가기 전에 하산을 하는편이 낳을것 같아.  1진이 출발하고  잠시전에 도착한 일부의 사람들과 2진으로 구룡사를 향하여 출발한다.


 구룡사 매표소에서 간단한 음식과 막걸리를 준비하여 늦은 시각이지만 별 사고 없이 무사히 산행을 종료하고 얼마나 막힐지 모르는 귀경이 시작된다.  물론 허기진 상태로 막걸잔이 안돌아 다닐수 없지 않은가…..

 

   이번 정기 산행에 참석하신 모든 회원님들 수고 많이 하셨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