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후기

간현암 허니문 완등 후기

古山 2007. 11. 6. 04:59

간현암 허니문 완등 후기
  
2004년8월27일
 

풀리지 않은 화두처럼 무엇인가 꽉 막혀 있다는 느낌을 그렇게 쉽게 떨처버릴수는 없었다. 또한 그동안 뫼오름 워킹산행에 소홀함이 없지 않았다.고집스럽게 한가지 일에 너무 집착했던것은 아닐까 작년하반기 깍쟁이를 등반한 이래 이렇다할 성과도 없이 그렇게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만 가고 있었다. 작년 5월1일 암벽화 하나와 초코통 하나 달랑들고 실내 암벽장을 찾아 나선지 어언 1년 하고도 3개월 애시당초 힘든 운동이란것은 각오했지만 어차피 시작한 운동인지라 무엇인가 조그만 결실이라도 남겨야 할것이 아닌가? 도중 하차한다면 내 알량한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다.무엇인가 해야 하기때문에......이 운동시작시 나는 이런 얘기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2년안에 12대 클라이머가 되겠다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한적이 있다.많은 사람들이 나이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말을 했다.한마디로 웃기는 얘기가 된다는 것이겠지...아직 시간은 남아있다.2년이 될려면 내년 5월 1일이 되어야 2년이 되는 셈이다.그 안에 12대 클라이머가 될수 있을까? 그것은 모르는 일이다.일단은 해 봐야 하기때문에 ...... 중략


간현암 허니문 올해 들어 3번째 도전을 했었다. 난공불락의 허니문은 내게 번번히 실패의 쓰라림을 안겨 주었다.역부족 체력에 한계 과연 실패의 원인은 무엇인가?나이의 핑계를 대기에는 나에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다.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도 하고 있으니까?8월1일 땡볕아래 35도를 넘나드는 더위에서 번번히 실패만 했던 3번째 도전 실패후 이번이 벌써 네 번째 도전이다. 8월의 마지막주 일요일 태풍의 영향으로 등반계획은 세워 놓았으나 혹시 비가 오지 않을까 염려 하면서

새벽에 눈을 뜬 것은 새벽 4시 30분 휴대폰의 요란한 자명종소리에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다행이 비는 오지 않는다.대충 정신차리고 전날 꾸려놓은 베낭을 메고 나선 시간이 5시경 시장에 들러 간단하게 김밥한줄에 아침을 해결하고둔촌역 첫차 5시 42분 전철을 타고 왕십리역에 내리니 휴대폰이 울린다.같이 운동하는 동료다.덕소역에서 타겠단다.좌석없으면 덕소까지만 오라고 한다. 어차피 혼자 가기는 그렇고 자일 파트너가 있어서 다행이다.허나 용산역에서 오는 국철의 전철은 너무 드물게 온다.20여분 기다리니 이제야 차가 온다.이른 아침의 청량리 역은 휴가철이 끝나서 일까 많이 한산하다. 안동행 무궁화호 열차 6시50분발을 타고 간현역에 내린

시간이 오전 9시를 넘긴시각 그러나 암벽을 하러 간사람은 딸랑 두사람.....지난번하고 많이 대조적이다.매표소 주차장을보니 썰렁하기 그지 없다. 20여분을 걸어서 간현암에 도착하니 이미 10여명의 클라이들이 벌써부터 매달려 있다.대단한 사람들이다. 오늘이 허니문 도전 이번이 네 번째 한번 쭈욱 훓어보고 심호흡 크게 한번하고 장비 착용하고바위를 처다보니 다행이 아직은 햇빛이 들어오질 않고 있다.

깍쟁이길을 두번에 걸쳐 연등을 해보았다.역시 쉽다 이게 딱 내 수준이 맞는다. 30분을 쉬고난후 허니문 첫번째판 돌입지난번까지 잘 풀리지 않던 하단 크럭스가 쉽게 풀려버린다.조짐이 상당히 좋아보인다.그래! 한판에 끝내야지!~두번째 배불뚝이 크럭스 돌입 지난번까지 잡히던 홀드가 잘 잡히지 않는다. 역시 왼손이 터지면서 허공에 보기좋게 내동댕이 처진다.이럴수가 !~ 이번에도 못한단 말인가?텐션으로 한 5분쉬고 재 시도하니 또 된다. 하강후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대충닦고 올려다 보았다.이것밖에 안된단 말인가? 판이 많아질수록 성공에 길은 멀기 마련이다.그만큼 힘이 빠지기 때문이다.

1시간 휴식 시간은 흘러 12시를 넘어 1시가 가까워 오고 있다. 이미 햇빛은 들어 8월의 뜨거운 태양은 바위를 녹일듯이뜨겁기만 하다. 두번째판 역시 하단 크럭스는 쉽게 통과된다.그러나 흘러내린 얼굴에 땀이 눈에 들어가면서 앞이 잘 보이질 않는다. 손등을 타고 내린 땀으로 인해 초코칠이 잘 먹히질 않는다.첫번째 판을 기억하며 아래에서 충분히 쉬어준다. 휴식이라고 해봐야 매달려서 쉰다고 펌핑이 오지 않는법은 없다.그리고 크럭스 돌입 허니문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왼손끝 한마디 걸리는 홀드와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한마디 걸리는 홀드잡고 약간에 오버행을 올라야 하는 부분이 있다.(크럭스 6개동작) 여기가 바로 5.11d 난이도다.그러나 이번에는 잘 밟히던 오른쪽 발이 터지면서 허공을 가른다. 온몸에 힘이 쫘악 빠져 버린다.

오후 기차시간이 4시50분 잘해야 두판정도 하면 철수해야 한다.마음이 조금해짐을 느끼며 휴식하고 있는데 구세주가 나타났다.암장에서 같이 운동하는 동료가 차를 가지고 왔다며 오후에 나타는 것이다.늦게까지 하고 자신의 승용차로 가자고 한다.한마디로 여유로움 푸근히 밀려온다.열차 좌석이 없던터라상경하는 차표를 예매하지도 않았었는데 입석으로 올라갈일이 까마득했는데 이런 반가울 때가 있나!~고마운지고....8월을 태양은 오후를 지나서도 맹렬이 바위를 달구고 있다.

세번째판 돌입 그러나 배불뚝이 크럭스에서 손에 땀이 많이나면서 미끈덩하면서다시 추락 오늘 완등도 물건너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일단 모든시름 잊고 나무그늘에서 자리깔고 낮잠에 들어갔다.새벽부터 설친데다 하루종일 더위에 땀을 흘린지라 금방 단잠에 빠져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떠보니 오후 5시가 가까워 오고 있다.

모든 근육에 회복된지라 이번에는 끝내야겠다고 다짐하며 네 번째판 돌입 그러나 마지막 홀드를 놓치고 추락 이런일이!~오늘은 그만해야겠구나 생각했다. 걸려있는 퀵드로우를 주인이 회수해 버리고 만다.파장분위기다 50여명의 등반자들이 하나둘씨 짐을 싸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다시 퀵을 걸어놓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6시경 다섯째판 돌입 여기에서 추락하면 오늘 일정을마무리 하고 다음기회에 돌려야 한다.하단 클럭스 역시 쉽게 통과 상단 크럭스 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후 오늘 이대로는 끝낼 수 없다는생각이 이를 악물어본다.배불뚝이 크럭스 진입 아직 손에 힘은 여유있다.왼쪽 홀드에 힘을주어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 홀드에 끼우는 순간 왼쪽발이 터저 버린다.그러나 그와 동시에 나에 오른손은 상단 세로로된 홀드에 손가락 한마디가 걸려 고맙게도 버티어 주었다.

드디어 통과 끝낼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아직도 쌍볼트 까지는 퀵을 세 개는 걸어야 끝난다. 이부분이야 자주 해 보았으니 자신감이 든다.펌핑을 풀기위해 좋은 홀드에서 잠시 휴식하고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걸면서 올라 마직막 볼트에 클립하는 순간 나는 큰소리로 간현암이 떠나가라 외쳤다. 나는 해냈다!~하강하니 기념사진 찍고 여기저기서 축하한다고 야단이다.마지막에 아이스크림 먹게 되었다고....너무나 기쁘다 물론 고수들이야 별거 아니겠지만 나에게 만은 정말 기쁘기 한량없다.아이스크림 30여개를 사서들고 하나씩 쭈욱 돌렸다.모두들 축하한다고 한마디씩 해준다.서울에 승용차로 편안히 도착하여 맥주 찐하게 한잔하고 집에들어가니 12시가 넘어 버렸고 그리고 모처럼만에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1
허니문 등반 준비중



#2
상단 크럭스 부분 진입시작



#3
진입시작 첫 번째 홀드 잡기



#4
두 번째 홀드 잡기



#5
세 번째 홀드 잡고 발정리중



#6
네 번재 홀드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7
발홀드 올리면서 끌어올리기



#8
상단 크럭스 통과



#9
퀵도르 걸기



#10
잠시 심호흡중



#11
다시 오르기 시작



#12
벙어리 홀드 잡고 집입중



#13
레이백 자세로 잠깐 버티기



#14
잠시 휴식



#15
상단 언더홀드 잡기 직전



#16
퀵걸기



#17
언더홀드 통과 마지막 쌍볼트 보임



#18
마지막 쌍볼트 클립



#19
등반완료



#20
하강중



#21
하강중



#22
기분너무 좋아서 어쩔줄 모름



#23
하강 완료 드디어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