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후기

인수봉 취나드A&벗길 등반 스케치

古山 2007. 11. 6. 08:09

취나드A 5.7~5.10a
벗길 5피치 5.7~5.10d


등반일 :2007년 11월3
등반지 : 북한산 인수봉 취나드A& 벗길
난이도 : 5.7~5.10d
등반자 : 선등자 박기호외 2명
날씨    :맑음 약간 쌀쌀함

토요일 등반이 가능할까 하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암장에서 같이 운동하는 동료2명과 함께 우이동 버스종점을 8시30분에 출발하였다.택시로 도선사 주차장에 내려보니 이런 날씨에도 만추를 즐기기위한 산행객들은 주차장을 꽉 매울정도로 분주하다.하루재를 넘어가는데 숨이차며 등에 땀이 흠벅 젖는다.잠시 휴식 다시 인수대피소를 향해 출발

 

                                    ▲인수봉 벗길 제3피치 크럭스 부분 동영상
 

이미 낙엽이 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거대한 인수봉이 눈앞에 턱 하고 버티고 있다.이른 시간이어서 그럴까 아직 바위에 오른 사람들은 없다.참으로 오랜만에 와 보는 인수봉 그동안 선인봉으로만 다녀 인수봉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거의 6개월만에 보는 인수봉의 모습이다.

비둘기샘에서 간단히 목을 축이고 조그만 물병에 물 한병을 가득채운뒤 다시 대슬랩을 향해 올라가야 한다.오늘 선등을 서기로 한 동료의 모습이 쌓인 낙엽만큼이나 한가해 보인다.이제 이렇게 곱게 물든 단풍도 이번주만 지나면 모두 떨어지겠지.....

인수봉 고독의 길과 취나드 그리고 벗길의 시작지점에 올라 온 우리 일행은 모든 등반장비를 착용하고 가볍게 취나드a 시작지점에 도착하였다. 오늘에 선등자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온사이트 등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진지하다.

취나드a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길이기도 하다.몇 년전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길을 선등이라는 것을  해 보았다.자신감 하나만을 믿고 결국 3번째 피치에서 몇번에 추락으로 선등을 포기를 한 적이 있지만 그때만 해도 모든 등반은 오로지 손과 발만을 사용하여 등반을 해야 한다는 아주 고지식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그것이 바로 주로 간현같은 곳을 다닌 결과인것이다.그러나 인수봉 등반은 자신의 모든 몸을 사용하여 등반을 해야 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된 곳이기도 하다.



두번째로 나선 선등자의 동작을 보면서 나는 그것을 알았다.무릎재밍과 어깨재밍같은 자유자재로 사용하는것을 보게 된것이다.그렇구나 이런 등반은 저런 식으로 하는구나 하고 ........

우리의 선등자 암장에서 얼마나 갈고 닦았는지 거침없이 첫 피치를 오르고 있다.일명 노가다길이라는 취나드a는 전체가 대형 크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3피치가 바로 욕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흐르는 홀드는 등반자의 기운을 빼기에 아주 딱 좋으며 일반적인 슬랩과 달리 우리가 전혀 쓰지않는 근육의 힘까지 요구하게 된다.

은정길의 등반자들의 모습이 보인다.사람들이 많아서 일까 등반의 속도가 참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취나드A를 간단히 마치고 하강하여 벗길을 하기위해 내려오니 벗길에 많은 사람들이 밀려있는 모습이 보인다.이러다가 등반을 못하게 되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드디어 우리에게도 기회가 왔다.오랜 기다림 그리고 추위때문에 몸이 굳어 있었지만 우리는 벗길을 시작하였다.세컨으로 나선 내 모습 덧장바위 크랙을 뜯고 있는 내 모습이 많이 엉거추춤해 보인다.온전치 않는 왼쪽 무릎때문에 왼발에 힘을 가할때 마다 아직은 통증이 몰려온다.

세번째 피치에 나선 선등의 모습 처음으로 가는 길인데도 잘도 올라간다.온사이트 등반은 모든것을 자신의 감각으로 등반을 하게 되는데 타고난 등반가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세번째 피치는 취나드a쪽으로 트레버스해서 자시 밴드를 따라 왼쪽으로 트레버스 하는 구간으로 이어지는 곳이다.볼트박혀 있는 부분만 보고 등반을 하는 우리 선등자 모습

얼핏 보기에는 누워있는 바위처럼 보이지만 올라가보면 거의 페이스에 가까운 벽으로 보인다.

물론 선인봉의 바윗길 보다는 그 경사도가 낮지만 아무튼 그렇다....

하루해는 참으로 짧아 보인다.네번째 피치에서 벌써 땅거미가 내려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