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구조장면 동영상
11월 3일 첫 주말 동료의 등반모습을 담기위해 북한산 인수봉 취나드A 스타트 지점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었다.지난번 설악산 등반때 부상으로 정상적인 등반이 아직은 어려워 밑에서 동료의 등반하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함이었다.이때가 오전 10시경 인수봉 동면 오아시스 하강포인트에서는 어디에서 추락사고가 있었는지 발목에 붕대를 칭칭감은 등반자를 힘겹게 업고 대슬랩을 조심스럽게 하강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등반에 있어서 선등자는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등반을 하게된다.때때로 다치거나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지만 이런 사고는 대개 올뱌른 교육을 받지 못한 데서 생기는 안전사고다. 사고는 언제나 무지(無知)와 부주의한 탓에 일어나기 때문이다.물론 암벽등반을 할 때는 보통 하는 등산과는 달리 위험한 것이 훨씬 더 많이 도사리고 있다.그리고 누구든지 추락은 원치않는다 허나 추락은 늘 따라다니는 아주 아주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때로는 다리가 부러지기도 하고 팔이 골절되기도 하며 허리를 다쳐 영원히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기도 한다.
그렇다고 암벽등반 사고가 일반등산 사고보다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현명한 암벽 등반가는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잘 알고 있고, 그 위험에서 자기를 지키기 위한 알맞은 지식과 기술,그리고 준비를 통해 대비하고 일어나는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어떻게 보면 자연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한 도전과 위험을 헤쳐나가는 일은 암벽등반의 생명일지 모른다.
암벽등반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꽤 많다.그러나 몇가지 궁금한 것들이 그들은 주저하게 한다.잡을 것도 디딜 곳도 없는 바위벽을 어떻게 오른단 말인가? 과연 나는 바위를 오를 만한 특별한 힘과 기술,그리고 배짱이 있는가? 만약 떨어지면 끝장이 아닌가? 그런데도 저렇게 위험한 곳을 오르는 암벽 등반가는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들인가? 결론을 먼저 말하고 싶다. 암벽등반은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떨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을 무릅쓴 모험이라고 하겠다.암벽 등반가는 모험을 추구하면서도 위험한 것을 잘 판단해 나간다.
또한,암벽 등반가들은 자신의 몸을 묶은 로프에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그보다는 바위면에 있는 바위턱이나 발디딤을 써서 항상 균형을 잡고 서 있거나 침착하게 그리고 부지런히 오르면서 곤란을 헤쳐나간다. 쉴 만한 곳에서는 잠깐 멈춰서 앞으로 가야할 길을 살펴보고 움직임과 기술을 머리속에 그려 본 다음, 다시 올라가 더 높은 곳을 찾아 나아간다.그러나 더 가파르고 매끄러운 암벽에는 쉴 만한 곳도 드물고 또 있어도 멀리 떨어져 있다.
바위면이 아주 급해지면 등반가는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운 생각조차 느낄 겨를도 없이 죽을 힘을 다해 오르는 일에만 열중한다. 다음 쉴 곳까지 자신의 힘이 다 빠지기 전에 오르려는 등반 속도에도 승부를 걸어야 한다. 암벽등반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사람은 이렇듯 바위를 오르면서 언제든지 마주칠 수 있는 위험과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가면서 계산된 모험을 즐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