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을 태우고 싶어요

'유산소 운동은 30분 이상'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지방을 태우기 위해선 반드시 30분 이상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뭐가 맞는지, 틀린지 이해하기 위해선 왜 유산소운동-근력운동으로 나누는지를 알아봐야 합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하는 운동 크게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두 가지로 나뉩니다. 그런데 유산소-근력의 구분은 사실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실 유산소 운동-무산소 운동의 구분이 정확하죠. '뭘 먼저 하면 되는지 말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잠깐만 참아주세요. 조금만 이해하면 운동을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30분 이상? 왜?

다이어트를 하는 분에게 지방은 지긋지긋한 원수같은 놈이겠지만, 사실 지방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영양소입니다. 세포의 기초구성물이기도 하며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문제라면 너무 많아서 몸매를 망치고 건강을 해치는 경우입니다.

지방은 몸에서 가장 늦게 사용됩니다. 인간의 몸은 지방을 최후의 상황을 대비한 예비식량으로 인식하고 있어서 틈만 나면 저장을 하려들고, 한 번 저장된 지방은 잘 꺼내놓지 않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할 때도 시간을 30분 이상으로 잡아야 지방소모율이 올라갑니다. 이것은 유산소 운동은 30분 이상 하라는 말의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탄수화물과 지방을 함께 사용합니다. 탄수화물만, 혹은 지방만 선택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운동시간이 짧으면 탄수화물 사용 비율이 높고 운동시간이 길어지면 지방의 사용비율이 높아집니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 걷기, 달리기 등도 짧은 시간만 하면 탄수화물의 사용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흔히들 '근력운동 = 무산소 운동'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100미터 달리기, 역도와 같이 짧은 시간에 강하고, 빠르고, 폭발적으로 운동을 하면 무산소 운동이 됩니다. 이는 몸에서 급히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산소와 결합하지 않아도 에너지 전환이 가능한 탄수화물을 우선적으로 써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산소 운동이라 부르죠.

고강도 운동이라도 오랜 시간 지속하면 지방을 소모하는 비율이 올라갑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강도 운동은 오래 지속할 수가 없죠. 100미터 달리기와 같은 격렬한 운동을 30분씩 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유산소 운동 먼저? 근력운동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걷기, 가볍게 달리기, 실내 자전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근력운동 이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의 효율을 위해서입니다.

운동을 할 때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함께 사용됩니다. 달리기를 하건, 근력운동을 하건 마찬지입니다. 하지만 탄수화물은 신체저장량이 많지 않습니다. 걷기,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탄수화물이 같이 소모되기 때문에 나중에 근력운동을 하려 했을 때는 근력운동에 더 많이 필요한 탄수화물이 부족해집니다. 힘을 써야 할 타이밍에 연료부족으로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필연적으로 근력운동의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지방을 좀 더 많이 태우고 싶은 사람이라도 근력운동은 먼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일정시간이 지나서 탄수화물이 소모되면 그때부터 지방이 소비되는 비율이 올라갑니다. 탄수화물 소모비율이 높은 근력운동을 먼저 한 후 걷기, 달리기, 사이클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지방소모 비율이 높아지는 시점이 빨리 찾아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그 자체

여기까지 읽고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지방을 가장 많이 태우는 쪽으로만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을 하실 분도 있겠지요. 실제로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운동이 탄수화물을 많이 소비하는지, 지방을 많이 소모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따져야 할 부분은 '나의 운동량이 충분한가?' 하는 점입니다. 고강도로 운동을 하면 비록 시간은 짧아지겠지만 칼로리 소모량이 높습니다. 낮은 강도로 운동을 하면 오래할 수는 있지만 칼로리 소모가 적습니다.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으로 지방을 소모하려 한다면 훨씬 긴 시간을 운동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현실적이지 못한 것이죠. 비교적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해서 탄수화물이 많이 소모되었다면 그 이후의 시간에서는 지방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또한 높은 강도의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은 신체조직이 회복과정을 거치면서 추가로 칼로리를 소모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양쪽의 운동을 함께 즐기되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운동의 비율을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날이 너무 화창하다면 공원으로 나가서 실컷 유산소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오늘은 힘이 넘친다 싶으면 근력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신나게 움직이고 싶다면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결합된 서킷트레이닝(순환운동)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충분한 양의 운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자기에게 조금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하나의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자료출처 : http://valanc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