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산에서 제발 소리 지르지 맙시다.

古山 2007. 12. 11. 07:35

" 배낭에 종을 달지 말자!~"

"야호!~" 소리 지르지 말고,

'라디오, 카세트 등은 조용히 혼자서 들어야'


산에 다니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 '야호'하고 큰소리로 외치는 행위, 배낭에 종을 달고 딸랑거리는 소리 나게 하면서 오르내리는 행위, 라디오나 카세트를 크게 틀고 다니는 행위, 쉴만한 곳에서 과일 먹고 그 껍질을 주변에 그냥 버리는 행위, 통로에 자리 깔고 앉아 오르내리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 등이다.

호연지기를 키운다며 무심코 외치는 "야호!"소리가 겁 많은 야생동물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심각한 '소음 공해'라고 많은 야생동물 연구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사람을 두려워하는데 심지어는 사람의 말소리,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일요일 모처럼만에 짧은 산행이었지만  4시간 동안 남한산성 일주를 했다.그리고 가는 도중에 배낭에 종을 달고 다니는 사람을 4명을 만나게 되었다. 본인들이야 그게 듣기 좋은 샹송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산짐승들에게는 치명적인 스트레스라는 것이다.실제 대낮에 이 종소리는 반경 100m 전후에서까지 정확하게 들렸으며 특히,새벽산행이 필수 적으로 동반되는 장거리 및 무박 산행의 경우 조용한 산속의 딸랑거리는 종소리는 그야말로 산짐승들에게는 심각한 생태계 교란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잘 알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 소리를 같은 사람이 들으면 어떨까 해서,지나가는 붙잡고 물어 보았다. 역시 듣기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들이었다.아무리 좋은 소리도 반복해서 들으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더군다나 다 똑같은 음을 지속적으로 들을때 사람들은 심한 스트레서를 받게 된다.그래서 직접 종을 달고 다니는 사람에게 왜 종을 달고 다니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그냥 두부좀 팔아보려고 했다는 농담조로 받아 들이거나 그냥 종소리가 좋아서 등등의 변명을 늘어놓는다.

"산에서 제발 고함 좀 지르지 맙시다."

지리산에 풀어준 반달곰은 "야호!" 소리에 경기를 일으켜 인적이 드문 곳으로 숨어 다니기 바쁘다. 설악산 깊은 산 속에서 명맥을 유지해왔던 산양도 등산객의 고함 소리에 종적을 감춘지 오래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이도원 교수(생태학)는 환경잡지 '이장' 에서 고함과 괴성에 시달리는 야생동물들의 피해 실태를 고발하며 '산에서 야호! 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 교수는 "평지를 온통 시멘트로 발라 산으로 몰아내더니 이제 산에까지 몰려가 고함을 질러대는 바람에 겁 많은 짐승들이 마음 편하게 살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외국의 어느 산을 다녀보아도 한국 사람들처럼 산에서 고함을 질러대는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내설악의 대승령 일대는 평상시에는 인기척이 드물어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살던 곳이다. 하지만 가을이면 단풍과 일출을 보러 새벽에 대승령에 오른 많은 등산객들 등살에 산양이 자취를 감추었다. 단체로 이곳에 오른 등산객들은 만세삼창도 모자라 10초 동안 함성을 지르기 일쑤다.

새벽에 먹이를 찾는 습성을 가진 산양은 가을철에는 충분히 먹어 살을 찌운 다음 겨울을 나고 암컷은 봄에 새끼를 낳는다. 고함소리가 먹이활동과 안정된 번식까지 방해해 산양의 멸종을 재촉할 수 있다는 게 야생동물 전문가들이 주장이다.

너나 잘 하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 제발 산에 다니면서 이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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