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현을 갈려고 생각했다가 갑자기 토요일 계획을 급선회 원효 염초봉을 가기로 결정했다.
왜냐?그동안 한2주동안 운동도 하지 못했고
더구나 가 봐야 성질만 버릴거 같애서 아예 쉬운 릿지길을 선택했다.
언제부턴가 원효봉과 염초봉을 한번 가보길 원했던 나는 바위에 눈이 아직은 많을거란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마음이 쫄아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왜? 다들 원효릿지길이 무섭다고 했기 때문에........
산행들머리를 알지도 못하고 더군다나 초행길에 겁없이 눈쌓인 릿지길을
등반한다는 자체가 다소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였지만
이번 기회에 가지 못하면 별로 가볼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구파발역에서 동료를 40분씩이나 기다림도 전혀 지루하질 않았다.
또한 버스를 타기위해 그 많은 사람들틈에 끼어 한40여분을 더
기다린끝에 겨우 북한산성쪽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에 줄서서 오래도록 차례기다리는것인데...
원효봉에서 바라본 염초봉 눈이 아직은 군데군데 쌓여있다 물론 응달쪽은 전혀 눈이 녹지 않았다.
콩나물 시루에 버금가는 버스에서 내린곳은 북한산성입구 같이간 동료따라 무작정 남의 농장같은곳으로 진입
조금 올라가니 이제 막 조성한 산성이 나온다.산성길을 우회하여 치마바위 도착 가파른 슬랩을따라 올라가니 몇사람들이
벌써 로프걸고 등반중이다.다음에 오면 나도 한번 걸고 올라가 봐야지 하면서 우회하여 오르기를 몇 번 약간에 난이도(5.7)가
서너군데 그래도 나는 무섭다 왜?확보가 없으니까!~~아무리 양지쪽이라 할지라도 이미 녹아내린 물줄기는 슬랩을타고
아래로 길 게 드리워저 있다.또한 질척질척한 길을 따라오면서 젖은 신발로 바위를 오르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다.
안면에 땀방울이 맺힐 즈음 우리는 어느새 원효봉 정상에 다달을 수 있었다.벌써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옹기종기 앉아 따사로운 햇빛아래서 점심들을 먹고 있다.
올라야 할 염초봉 많은 눈이 아직은 녹지 않고 바위에 그대로 얼어붙어 있다.
멀리 의상봉이 보이고 만경대가 보이며 가까이는 염초봉이 눈안에 들어온다.눈이 많이 쌓여있다.괜찬을지....건방지게도
아이젠도 지참하지도 않했다.이런길을 갈려고 했으면서도 어제 저녁에 무슨 생각에 베낭을 꾸렸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약간에 암벽경험이 있다면 클라이밍 다운으로 가능하겠지만 눈이 군데군데 있어서
우선 보조자일(주자일을 자른20m)를 꺼내
볼트에 확보하고 내려와 보았다.물론 혹시나해서 쥬마도 셋트로 준비를 해갔지만
쥬마질 해가면서 등반할 수 있는 난이도는 아니었다.
염초봉을 오르기도 전에 시간이 1시25분이 넘어가고 있다.
등반 초입부터 배고프다는 동료를 배부르면 등반하기가 곤란하다며
계속 강행 어쩔 수 없이 양지바른곳에 자리를 잡아 컵라면과 막걸리 소주한병 그리고 김밥과 떡등으로 가득 배를채운 우리는
알딸딸한 기분으로 염초봉 등반에 나섰다.
빈속에 소주와 막걸리를 희석해서 마신탓일까 금방 취기기 오르기 시작한다.
그래 점심 먹으면 힘들꺼 같에서
등반 마치고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일이 이지경까지 와 버렸다.
원래 나는 술을 마시고는 등반을 하지 않는다는
철칙도 깨고 염초봉 등반 시작
눈이 있으면 절대 오르지 않는다는 동료를 내가 선등설테니
뒤에 오라하고 염초봉부터는 내가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바위에 쌓인 눈은 녹아 내리면서 많이도 질척거린다.
물론 눈이 없다면 쉬운길이 겠지만 눈이덮힌 바위는
상당한 난이도를 요하고 있었다.한참을 올라가니 한사람이 내려온다.
가기가 힘들다는 것이다.그리고 점잔케 한마디한다.
확실한 자신감이 없으면 후퇴하는게 현명하다고하면서 내려가 버린다.
이런 젠장!~도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다시 내려온단 말인가?
거의 페이스등반에 가까운 동작이 다섯동작은 되어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바위에 얼음과 눈이있어 미끄럽다는 것
나 떨어지면 밑에서 받으라고 하고 올라가 보았다.
발은 미끄럽지만 홀드는 확실했다.손가락에 힘만으로 3동작으로 통과했다.
그리고 동료에게 물어보았다.올라올 수 있냐고?
줄 내리란다....잠시 확보장소를 찾아보았다.마침 뾰쭉한 바위에 확보하고 로프를
내려 주었다.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이 5명이나 늘어나 있었다.
처음에는 우리 둘뿐이었는데...모두를 자일잡고 통과.......
마지막에 두 부부가 남았다.우선 몸에 자을 묶게해서 올라오게 했다.
다시 하강 그런데 젊은사람들은 잘내려가는데
문제는 중년에 아주머니 두줄로된 로프에 의지해 7m 정도를 100도에 가까운 바위를 내려가는게 왠 만큼 손에
힘이 없는 사람은 힘들다.
시간 지체하면 펌핑 때문에 빨리 내려가라고 했것만 마지막에 힘이 빠지는지 줄을 놓아 버린다
다행이 밑에서 두사람이 받았기를 망정이지 큰일날뻔 했다.
백운대에 올라 정상주 한잔씩 하고 있는데 그 두부부가 오면서 고맙다며 가지고온 술을 한잔 준다.
그러면서 물어보았다. 이렇게 힘들 길을 왜? 따라왔냐고? 했더니 집에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따라 왔단다..
아무튼 큰일날뻔 했는데 천만 다행한 일이다........
아무튼 조금은 무모했지만 아기자기 하게 재미있는 등반을 한거 같다.....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