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보할 곳 만들기
확보할 곳은 확보 연결고리에서 확보자가 등반자의 확보를 봐주는 곳을 말한다.등반하는 선등자의 확보를 보기 위해 후등자가 있는 곳과 등반하는 후등자의 확보를 보기 위해 선등자가 있는 곳이 바로 '확보지점'이다. 확보자는 이 확보지점에 몸을 묶어야 하고 등반자가 떨어질 때 전해오는 강한 충격에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안전하고 튼튼해야 하는 것이다.
확보 연결고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확보지점의 완벽함에 달려있다.확보지점이 파괴된다면 등반자의 안전은 물론 확보자의 안전 역시 보장할 수 없다.
.확보지점은 나무,바위와 같은 자연 확보물과 바윗길에 이미 박혀있는 확보물에 만들 수 있고 또는 자기가 직접 확보기구를 걸어 만들 수 있다.확보지점을 만드는 방법은 사실 아주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암벽등반 기술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문제이고 오히려 훌륭한 암벽등반 기술을 배우는 것 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힐 수 있다. 등반 중에 실수로 떨어질 수는 있지만 확보지점이 파괴된다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하니까 단 1%의 위험도 없어야 한다.
확보지점을 만드는 기술은 암벽등반을 배우는 처음 단계에서 완전하게 익힌다는 것은 무리다. 이 장에서는 자연 확보물과 이미 박혀 있는 고정확보물(고정 확보물은 사람이 바위에 이미 박아둔 확보물을 뜻한다.)을 이용해서 확보지점을 만드는 방법 중 기본이 되는 것만을 설명하고 자기가 직접 확보장비들을 걸어서 하는 여러 가지 기술을 제8장 확보물 걸기와 선등에서 배운다.
자연 확보물
자연 확보물은 나무,모난 바위,구멍 바위,쐐기돌들을 주로 쓴다.확보물은 등반자가 떨어질 때 전해지는 강한 충격에도 충분히 견딜 만큼 튼튼해야 하는데,과연 '얼마나 튼튼해야 하는가' 그 답을 찾기는 아주 어려운 문제다. 그것은 등반 상황에 따라 등반자의 판단과 느낌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것은 과학적인 계산이나 측정기구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암벽등반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게 그런 판단과 느낌을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략 2,000~3,000kg의 충격을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로 한다.
자연 확보물 중 가장 좋은 확보물은 크고 굵으며 뿌리가 단단하게 박힌 살아있는 큰 나무다. 나무는 충격을 줄여주는 탄력을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이 있다. 이 나무에 그림 5-2와 같이 연결 줄을 거스 히치로 둘러서 확보지점을 만드는데, 될 수 있으면 나무 밑동에 걸어야 한다.오래된 관목이나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난 나무를 확보물로 쓸 때는 아주 조심해야 한다. 설마 부러지거나 뽑히지는 않겠지 하는 잘못된 판단이 자기와 친구를 위험으로 빠져들 게 할 수 있다.
바위는 기둥,모난 바위,구멍바위,쐐기돌, 큰 바위 덩어리들이 있는데,주로 모난 바위를 확보지점으로 많이 쓴다.확보지점으로 쓸 바위는 그 크기보다도 부스러지는 바위가 아닌지,바위 아래 부분은 튼튼하게 안정돼 있는지를 잘 팔펴보아야 한다.
이따금 두드려 보아 그 소리로 판단할 수도 있다. 모난 바위에 연결줄을 두를 때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로 마찰 때문에 연결줄이 끊어질 위험이 없는지를 살펴보아 끊어질 것 같으면 연결줄을 몇겹으로 둘러 튼튼하게 해야 한다.
둘째로 연결줄이 걸린 각도가 60도를 넘지 않아야 한다.(그림5-3) 각도가 넓으면 충격이 커 연결줄이 끊어질 위험이 있는데,이 각도에 때한 문제는 뒤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기로 하겠다.
셋째로 그림5-4에서 보듯이 떨어지는 충격방향에 따라 연결줄이 벗겨질 위험이 없어야한다. 후등자를 확보할 때는 안전하게 쓸 수 있던 것도 선등자 확보를 보면서 충격방향이 바뀌어 위험할 수 있다.
고정 확보물
이미 오르고 있는 바윗길에는 대개 확보지점마다 고정 확보물이 박혀 있다. 요즘 박아 놓은 고정 확보물들은 주로 불트를 쓰고 있고,두 개 이상 박는 것이 보통이다. 만약 한 개만 박혀있다면,그곳은 그 바윗길에서 확보지점으로 쓰는곳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확보지점은 꼭 두 개이상 확보물을 박아야 한다. 절대로 확보물 하나에 매달려 확보를 보아서는 안된다. 이따금 녹슬어 있는 고정 볼트나 피톤이 박혀있는 확보지점이 있는데, 될 수 있으면 확보지점으로 쓰지 말고 자기가 확보물을 더 걸어서 안전하게 써야 한다.
자주 오르는 바윗길이나 요즘에 새로 낸 길은 대부분 확보지점에 스텐레스 볼트를 두 개 이상 박아 놓아 아주 튼튼한 확보지점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스텐레스 볼트도 그 안전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갈라진 곳은 없는지 흔들리지는 않는지, 볼트가 풀려 있지는 않는지,볼트를 잘못 박은 것은 아닌지. 확보지점에 이미 박아놓은 확보물에는 다른 사람들이 연결줄을 걸어 놓았는데, 대개 오랫동안 햇빛을 받아 그 강도를 믿을 수 없다. 나일론은 자외선에 아주 약하게 때문에 그 강도가 심하게 떨어진다.
또 새 연결줄이라도 충격을 심하게 받은 상태일 수 있으며, 이것은 눈으로 가려내기 어렵다. 만약 이런 연결줄에 또 한번 충격이 강하게 전해지면 끊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걸어놓은 연결줄은 모두 믿지 말아야 하고, 자기가 안전을 중요성을 잘 알고 지키는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는 새로운 연결줄을 걸고 써야 한다.
암벽 등반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