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이야기

클라이밍도 쉬면서 천천히...

古山 2008. 1. 23. 15:45
 
스포츠 클라이밍도 이제는 쉬면서 천천히..


스포츠 클라이밍은 본질적으로 근육과 관절을 혹사시키는 근력운동이다.취미운동으로서만 본다면 결코 좋은 종목이라고말할순 없다.-,,-;;

과거에 전통등반을 즐기면서도 부상을 심심찮게 당했다.
하지만 이때의 부상이래봐야 까진다든지 부러지거나 삐거나 접질리는등....그리 심각하지 않은(내기준으로..^^;;)부상이었다. 그리고 이땐 부상당하면 넘치도록 휴식기간을 가졌다.
하지만 스포츠 클라이밍을 하고 나서 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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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관절이나 인대손상이 잦아졌는데도 휴식기간은 짧아졌다.

첨 인대부상을 당했을때...웜업이 덜된 상태에서 작은 홀드잡고 낑낑대다 손이 빠졌다.
다친줄 몰랐다...트레이닝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라서 큰통증을 느끼지도 못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뒤로 한달여 더 운동하다 보름정도 쉬었다가 다시 트레이닝을 시작했는데 왼손약지라고하나...네번째손가락이 아파서
홀드를 잡을 수 없는게다.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 왈
"인대부상을 당하면 즉시 치료받지않으면 100% 회복이 어렵다"

예전엔..
스포츠클라이밍이란게 밑빠진 독에 물붇는 거와 같아서 부상으로 인한 휴식이나 공백기는 부정적으로만 생각했었다.
단기간에 밀어부쳐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고난도등반을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보니 대개의 클라이머들처럼 아파도 운동으로 극복하겠거니 생각하고 짧은 휴식뒤 다시 운동하곤 했던거다.잘못된 생각임에 틀림없다.

걷는 등산을 오래하다보면..초보자들은 급하다. 보폭이 넓고 빠르다. 그러다보니
쉽게 지친다.반면에 경험이 많은 사람은 서두르지않는다.
보폭도 적당하고 속도도 느린듯 빠른듯...적당하다.
큰 산을 오르는덴 수많은 오름과 내림을 반복해야 가능하듯이 오래도록 클라이밍을 즐길려면 적당한 강도로 훈련과 휴식이 수없이 반복되어야 하는거다.
휴식이 없이 한번에 오를 능력이 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신체적 능력은 한계가 있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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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소모품이다.
심장을 위시하여 각각의 부속품들이 평생동안 움직일수 있는 운동량에는 한계가 있다고 들었다.
과도한 사용은 고장이 오게 마련이다.
신체부품을 교체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다만 우리 신체는 자가치유능력이 있기 때문에시간을 줘야한다.바로 휴식인게다.
신체적 이상은 휴식을 바라는 몸의 신호다.
약물이나 마사지는 보조적 수단이지 치료수단이 아니다.

과거에 한 선배님(60대)께서 암장에 첨 오셨을때..그분도 클라이밍을 하고 싶은 열정은 정말 간절하셨다.
내가 옆에서 보기에도 질릴 정도로 열심히 하셨는데..
시작한지 한두달만에 130도벽에서 트레이닝하시고11급의 문제들은 대부분 해결하신듯했다.
옆에서 시건방진 충고 한마디 했다..
천천히 하시라고..무리하시는것 같다고..결국 6개월만에 찾아온 클라이밍엘보로 인하여 1년넘게
공백기를 가져야만했다.

열씸히 하고픈 사람에게..시간이 아까운 사람에게..혹은 선수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휴식을 강요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몸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그들에게 노땅들의 충고들이 귀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하지만 경험자들이 선배들이 입에 배듯이 던지는 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후배들에게 자신들의 전철을 밟지않게하려는 애정이 담겨있는거다.

나이 들어서도 즐겁게 오래도록 등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쉬는걸 두려워 말라.
다 까먹고 다시 시작하는걸 고통으로 생각지말고 즐겁게
받아들이면 된다.생각하기 나름이다.
나이들어 관절의 통증을 안고 살아간다는건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결코 이해하기 힘든일이다.

스포츠 클라이밍같은 근력운동은 적당한 게으름을 부려야 한다.
가끔 암장사람들끼리 열씸히 운동하란 인사말을 던진다.
이젠 쉬엄쉬엄하란 말로 바꿔보는건 어떨까?
오래도록 즐거울려면 게을러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