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후기

인수봉 거룡길에서 가을을 만나다.

古山 2008. 10. 21. 00:03

몇년 전에 늦은 가을에 인수봉 거룡길을 선등을 해보고 몇 년만에 오늘은 맨 마지막 등반자로 거룡길 두 번째 등반을 시작했다.

그때는 어떻게 올라갔는지 잘 생각이 나질 않았고 또한 처음 가보는 길을 잘 몰라 올라가는 방향만 물어서 등반을 하다보니 일일이 홀드 찾아가며 길을 물어가며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편안한 마음으로 등반을 해보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그때 당시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어떻게 올라 갈려고 했었는지 참으로 무모했었다는 생각밖에는........


                                   

                             ▲ 거룡길 제3 피치 슬랩 구간 등반 중인 선등자 모습


인수봉 거룡길은 1972년 5월 거리회의 장봉완·김제훈과 고 전재운씨가 주축이 되어 개척한 남면의 바윗길이다. 개척 당시엔 인공등반이 가미된 루트였지만 지금은 거의 전 구간 자유등반이 가능하다.
처음엔 9마디였지만 지금은 긴 로프와 확보용 쌍볼트 설치로 6~7마디로 끊어서 등반하는 것이 보통이다.
루트 난이도는 첫 마디 볼트에 이르는 페이스와 셋째 마디와 넷째 마디 사이의 슬랩이 5.10a이며, P크랙으로 횡단하는 슬랩의 자유등반 난이도가 5.11b로 평가되어 있다.

 

 

▲ 하루재를 지나 내리막길 건너편의 인수봉을 바라보니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많은 등산인들 이 인수봉 전면 루트에 까맣게 붙어 이는 모습이 저 멀리 보인다.

 

 

▲ 도대체 얼마나 빨리 등반을 시작했으면 이렇게 빠른 시간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어느 곳 하나 빈틈이 없이 오르고 있는 모습이 마치 바위의 까만 점 같이 보인다.

 


인수봉 바윗길 사이로 오르다보니 바위옆에 이렇게 멋진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마침 오늘은 거룡길에 등반하는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첫 번째 등반을 시작했다.선등을 하고 있는 대장님


첫 마디(35m)


빌라길과 하늘길 사이에 위치한 양호한 레이백 크랙에서 등반을 시작한다.
크랙 구간을 통과하면 스탠스가 양호한 곳에 이르고 이곳 오른쪽엔 사선 언더크랙이 있다.
로프가 짧고 장비가 부족하던 시절엔 한 마디를 끊던 곳이다.
A0구간인 이곳을 넘어 사선 방향으로 직상하면 구멍 홀드가 나온다.
이곳에 발을 넣고 일어서는 동작은 과감성이 요구된다.
이 곳을 지나 반원형의 스탠스가 좋은 곳을 지나 테라스의 쌍볼트에 확보한 후 마디를 끊는다.

           

                                                               세컨 등반자 등반 시작   

 

세 번째 등반 내 모습이다.후등은 유리벽도 올라간다는데 그동안 마냥 놀아서 많이 힘들다.


둘째 마디(20m)
인수봉 남면을 휘감아 도는 넓은 밴드를 따라 오른쪽으로 횡단하여 나간다.
시야가 트이는 넓은 곳에 도착하면 하늘길과 동양길, 그 옆으로 크로니 길이 교차한다.
거룡길은 이곳에서 왼쪽 방향의 슬랩을 올라 P크랙을 향하여 오른다.

 

 

거룡길 첫피치 밴드 부분을 등반중인 내 모습 초크칠을 하며 웃는 여유까지 보이고 있다.

 

                

                  ▲세 번째 피치의 선등 모습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공포의 슬랩길 모습이다.


셋째 마디(30m)
슬랩을 직상하여 첫 볼트를 통과한 후 3개의 볼트를 지나 오른쪽으로 갔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직상한다.
그 곳에서 다시 10m쯤 오르면 간격이 1.5m인 볼트 5개를 연속으로 지나게 된다.
이곳을 통과하여 슬랩에 있는 하강용 링에 로프를 클립, 진자횡단으로 P크랙 하단부로 건너간다.

 

                   

                              ▲  하늘길에서 확보 중인 동료의 모습이 보인다.

 

               

                                       ▲  세컨 등반자 등반 시작 슬랩길에서 많이 힘들어 한다.

 

 

▲ 세 번째 피치 공포의 슬랩길 등반 모습 비록 후등이지만 많이 힘들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슬랩....


넷째 마디(30m)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P크랙을 향해 오른다.
왼쪽에 움푹한 곳과 오른쪽 구멍 홀드에 재밍할 수 있는 곳에 이르기까지 13m쯤 되는 거리에 5개의 볼트를 통과한다.
구멍 홀드는 스탠스와 홀드로는 양호하지만 확보물을 설치하기엔 좋지 않다.
그 곳에 프렌드를 설치하고 P크랙을 등반하여 10m 위에 있는 밴드상의 테라스에 도착하여 확보한다.

 

                  ▲  네 번째 피치 선등 시작

 

 

▲ P 크랙을 오르는 내모습 크랙 부분은 어려움이 없는데 크랙밑의 슬랩 부분이 잘 되질 않는다 두 번 슬립으로 추락 아마 선등이었으면 어디 다리하나는 부러젔을지도....저 아래로 곱게 물든 단풍이 참으로 아름답다.

 

▲ 제 5피치는 가장 어렵다는 청맥길 슬랩길로 오르기로 했다. 볼트 길이가 멀어 공포의 슬랩이 아닐 수 없다.

 

다섯째 마디(40m)
오른쪽 6m 위의 첫 볼트에 통과한 후 5개의 볼트를 지나기까지 계속 오른쪽 사선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후 혹점이 있는 방향으로 직상하여 쌍볼트와 피톤이 있는 테라스에 올라서 확보한다.

 

                      ▲ 줌으로 당겨보니 이런 모습이다.

 

             

                     ▲  정상에서 점심식사후 기념 촬영을 하는 멀티 락 등반 팀원들 모습

 

          ▲  하강 준비 중이다.

 

              ▲ 사고는 하강 중에 많이 일어나므로 늘 안전이 우선이다.

 

                         ▲ 하강 시작 하강지점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 하강 완료

 

등반메모

 

등반일 : 2008년 10월19일(일요일)

등반지 : 인수봉 거룡길 제6피치

등반인원 :3명

날씨 :맑음(전형적인 가을날씨)

소속팀 : 멀티 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