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보 방법
지금까지 암벽등반을 할 때 필요한 확보의 원리와 확보지점을 만드는 일 그리고 확보준비에 대하여 설명했다. 이제부터는 확보자가 등반자을 안전하게 확보 보기 위해 해야하는 자세한 확보 방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직접확보와 간접확보
확보자가 확보지점에 자기 확보를 한 다음, 등반자가 떨어지는 것을 멈추게 하는 확보방법에는 로프를 몸에 직접 걸어 하는 직접 확보방법과 확보지점을 통해 멈추게 하는 간접 확보방법이 있다. 다시 말해서 떨어지는 충격을 처음부터 확보자의 몸으로 직접 받으며 멈추게 하는 것이 적접확보이고,충격을 확보지점을 통해 간접으로 전해 받아 멈추게 하는 방법이 간접확보다.즉 떨어지는 충격을 가장 먼저 전해 받는 곳이 어딘가에 따라 직접확보와 간접확보로 나누는 것이다.
그림 5-19a 는 확보기구를 써서 선등자를 확보 하는 직접확보 방법과 간접확보 방법을 보여 주고 있다.그림 5-19a는 등반자가 떨어졌을 때 그 충격이 먼저 확보자에게 전해진 다음 멈추게 하는 직접확보 방식이고, 그림 5-19b는 떨어지는 충격이 확보지점을 통해 전해진 다음 등반자를 멈추게 하는 간접확보다.
직접확보는 떨어지는 충격을 확보자의 몸 움직임으로 받아 멈추기 때문에 그 충격 크기를 줄여 떨어지는 사람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고, 확보지점에 전해지는 충격도 줄여주는 좋은 점이 있다. 하지만 확보자가 안전한 자세를 하고 있지 않았을 때는 떨어지는 충격 때문에 자세가 흐트러지고 바위와 부딪칠 수 있으며, 확보를 볼 때 조금 불편한 나쁜 점도 있다.
간접확보는 확보보기가 편하고, 떨어질 때 생기는 충격이 확보물에 먼저 전해지기 때문에 확보자세가 흐트러지거나 바위에 부딪칠 위험이 적다는 좋은 점을 가지고 있지만,등반자가 떨어질 때 생기는 강한 충격이 바위에 박혀 있는 확보지점에 한꺼번에 전해져 확보지점 전체가 빠져 나오거나 끊어질 수 있으며,떨어지는 사람이 받는 충격도 직접확보에 비해 크다는 나쁜 점이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를 따져볼 때 바람직한 확보방법은 직접확보다. 떨어지는 충격을 확보자 몸으로 받아내니까 확보자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과 다치는 것을 걱정할 수 있지만, 떨어지는 사람의 위험에 비하면 훨씬 가벼운 문제로 볼 수 있어 우선 떨어지는 사람의 안전을 신경 써야 한다.그리고 안전등반의 가장 기초가 되는 확보 지점이 파괴되는 것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여서 확보지점이 빠져 나오는 위험성을 될 수 있는 대로 줄이기 위해 직접 확보방법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때는 확보지점은 튼튼하지만 직접확보를 하기 위한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없는 곳이 있으며, 이럴 때는 간접확보가 더 안전할 수 있다. 또 확보지점이 확실한 곳에서 등반자가 떨어져도 충격이 작은 후등자 확보를 볼 때는 확보 보기가 편한 간접확보를 해도 좋다.간접확보를 할 때는 확보지점이 튼튼해야 하고, 확보지점이 불안할 때는 꼭 직접확보를 해야 한다. 또 직접이든 간접이든 확보지점에 자기확보를 하는 것과 떨어지는 사람을 확실히 멈추게 하는 것은 등반의 기본이 되고 꼭 지켜야 할 일이다.
직접확보와 간접확보의 뜻에 대한 견해차이는 있다. 예전에는 등반자와 확보자가 로프만으로 이어져 확보자의 몸으로 직접 로프와 마찰을 일으켜 멈추게 하는 것은 직접확보,등바자와 확보자 사이에 충격을 줄일 수 있는 확보물이나 연결줄,그리고 확보기구 따위가 있으면 간접확보라고 하기도 했다.
허리 확보
확보를 보는 방법은 몸으로 보는 확보와 확보기구를 써서 보는 확보로 나눌 수 있다. 요즘과 같이 등반자가 떨어질 때 빠져나가는 로프를 잘 멈추게 하는 여러 가지 확보기구가 나오기 전에는 몸으로 하는 확보방법을 썼다.몸 확보(body belay)의 기본 원리는 로프를 몸에 감아 로프와 몸에서 생기는 마찰력으로 떨어지는 등반자를 멈추게 하는 것이다.몸 확보는 어깨,허리,다리, 확보같은 여러 가지 방법을 썼지만 지금은 몸 확보 중에 가장 확실한 확보 방법으로 허리 확보(hip wrap)를 많이 쓰며 UIAA에서도 이를 권하고 있다.
허리확보(그림5-20)확보기구를 쓰지 않고도 빠르고 쉽게 활보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지만 기구 확보에 비해 떨어지는 사람을 멈추기가 쉽지 않고, 떨어지는 사람을 멈추게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등반이 어려운 바위길에서는 잘 쓰지 않는다.
보통 등반자 쪽 로프를 잡은 왼손은 느낌손 (feeling hand),등반자가 떨어질 때 멈추게 하는 일을 하는 오른손은 멈춤손(braking hand)이 된다. 느낌손은 로프 움직임을 느끼고 로프를 풀고 당길 때 쓰며, 등반자가 떨어질 때 로프를 멈추는 데는 직접 쓰지 않는다.확보 기술이 손에익지 않은 초보자들은 흔히 얼떨결에 느낌손으로 로프를 잡아 멈추게 하려고 하는데, 떨어질 때 생기는 강한 충격을 한 손으로 직접 막으려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등반자가 떨어지면 멈춘손을 허리에 감아 로프와 허리의 마찰을 가정 크게 해야 한다.(그림5-21a)
이때 중요한 것은 멈춤 쪽 팔은 쭉 뻗어서 근육이 아닌 뼈로 로프를 버티도록 해야 한다. 보통 얼떨결에 멈춤손으로 로프를 먼저 꽉 잡으려고 하지만 이것은 실제 로프를 멈추게 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도지 않는다.(그림5-22b),따라서 로프를 허리에 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림 5-22b는 로프 방향과 몸 자세가 자르지 않을 때 등반자가 떨어지면서 생기는 강한 충격으로 확보자가 잡고 있던 로프가 당겨지고 몸이 돌아가 마찰력과 안전성이 줄어들 위험이 있는 것을 보여준다. 멈춘손이 확보물과 떨어지는 사람의 충격방향과 같은 선에 있도록 자세를 잡아야 떨어지는 사람을 정확하게 멈추게 할 수 있다.(그림5-22a)
선등자가 첫 번째 확보물에 로프를 걸기 전과 후에 따라 로프 충격방향은 확보자의 아래위로 바뀐다.허리 확보는 이렇게 충격방향이 바뀌는 문제에 대해서도 조심해야 한다. 충격방향에 따라 로프는 위 또는 아래로 허리를 벗어나기 때문에 마찰력을 주는 데 문제가 생긴다. 그림5-23과 같이 안전벨트에 걸어 놓은 잠금 카라비너에 로프를 걸면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고 몸이 올아가는 것도 어느 정도 줄여 준다.
허리 확보를 할 때 멈추게 하는 힘을 크게 하기 위해서 멈춘손 쪽 로프를 반대쪽 발에 감아 쓰기도 하는데 다리를 곧게 편 채 편안하게 앉아 확보한다.(그림5-24)
글 : 암벽 등반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