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아니,새벽3시30분에 일어나 이것저것 챙겨 담고 잠시 정신을 차리니 4시가 넘어간다.버스 정류장에 이르니 첫차가 차고지에서 10분이 지나 정확히 4시40분에 암사동 버스정류장에 정차한다.버스를 타고 뱅뱅 사거리에 내리니 5시20분이 지나고 있다.양재역 서초 구청에 도착하니 사람이 한명도 없다.약속시간이 6시가 가까워도 사람은 한명도 없다.모두들 후문 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 혼자만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바보)....중략
41명의 바위 꾼 들을 태운 관광버스는 오전9시가 지나서 대둔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대한민국에 단풍구경을 온 사람들이 모두가 대둔산으로 왔나보다.예약된 케이블 카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곳 한곳에 발을 디딜만한 공간이 없다. 다행이 예약된 표를 가지고 올라가니가을 풍경이 참으로 정겹다.여기 저기 울긋불긋 곱게 물든 단풍이 차창 밖으로 가까이 다가온다.
" 아!~ 이게 가을이라고 하는구나 !~"
대둔산은 워킹 산행으로 두 번 정도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바윗길을 가기 위해서는 이번에 처음이다.내 바윗길 등반 경험이라고 해보아야 아주 짧은 경험이었으므로 어디에 내놓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벌써 정상부근에는 낙엽이 모두지고 7부능선까지 단풍이 내려온 대둔산이 오늘따라 참으로 곱다.
▲우정길 침니 구간을 등반 중인 멀티락 회원들 모습
이번에 가기로 한 등반 길은 우정길로 리딩은 대장(이용일) 두 번째 등반자(김세영)세 번째 등반자(홍희동)그리고 선등 빌레이및 설겆이 등반에 내가 나섰다.
피치 |
1p |
2p |
3p |
4p |
5p |
6p |
7p |
구분 |
페이스 |
침니 |
안자일렌 |
페이스 |
슬랩 |
페이스 |
페이스 |
난이도 |
5.9 |
5.4 |
5.1 |
5.8 |
5.9 |
5.10a |
5.10a |
거리 |
15m |
20m |
40m |
25m |
25m |
30m |
30m |
▲ 전형적인 5.1 정도의 릿지 구간이다.로프 없이 클라이밍 등반 중이다.
제3피치 올라서니 건너편 연제대길 오버행 크랙에 등반자의 모습이 아주 가깝게 보인다.
산 중턱에 설치된 케이블카 하차장과 팔각적의 모습이다.마치 바위에 걸쳐저 있는 모습이다.
제4피치 페이스 구간을 등반 중인 김세영양 사진은 위에서 찍어야 되는데....
▲ 제5피치 슬랩 구간을 등반 중인 이용일 대장
▲ 6피치 30m 구간에서 후등자 빌레이중인 이용일 대장 모습
▲두 번째 등반자 홍희동 회원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이 시간은 많이 지체되고....
▲세칸 등반자 등반 중에 다른 팀의 등반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도 촬영하고...
▲ 지체는 계속되고 지루해진 다른 등반팀이 선등을 나서기로 했다.
그리고 세 번째 등반자 김세영 회원이 등반을 시작했는데 문제는 여기서 비롯되었다.어제 내린 비로 인해 흙이 묻은 암벽화는 많이 미끄럽다.페이스 등반은 그리고 5.10 급의 루트는 비교적 좋은 홀드들이 있기 마련이다.첫 번째 볼트 구간쯤 올랐을까 비교적 아주 좋은 홀드를 잡았다고 판단되어 잠시 위쪽에 등반 모습을 잠시 보고 있었는데 여기서 발이 미끄러지면서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다.30미터의 늘어진 자일은 비록 텐션이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충격은 상당 했으리라 또한 추락하면서 왼쪽 발목이 삐었는지 잘 걷지를 못한다.
밑에서 등반자를 받았어야 하는데 설마 떨어질 것이란 생각은 상상도 못했다. 이것은 내 실수가 아닐 수 없다.죄책감이 밀려온다.
선등자 빌레이를 볼 때는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늘 추락에 대비하지만 후등자는 위쪽에서 빌레이를 보기 때문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아서 생긴 불상사였다.
잠시 암벽화를 벗고 발목을 만져보니 통증이 심한지 몹시 아파는 모습이 참으로 안스럽기까지 하다.잠시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절룩거리면서 걷는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기까지 하다.일단 위쪽에서 두명이 쥬마를 이용해 끌어 올리기로 하고 다시 등반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팀의 양해를 구해 선등자 자일을 상단에 픽스시키고 등강기를 이용해 내가 뒤에서 발을 받쳐주면서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등반을 시작했다. 허나 초보자는 우선 한번 겁을 먹으면 발이 심하게 떨리며 자꾸 손만의 힘으로 오르려고 하다보니 펌핑에 의한 대비는 뒷전이고 오로지 5.10 급의 루트가 홀드들이 어디 초보자에게 호락호락 하겠는가? 당연히 균형에 의한 그리고 밸런스에 의한 등반이 안되다보니 오직 팔힘과 손가락의 힘 만으로 오를려고 하니 힘이 부칠 수 밖에.....
더군다나 슬랩도 아닌 페이스 때로는 오버행 등반이니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잠시 휴식을 하라고 했지만 휴식 자세를 취할지를 모른다.사람이 무서움이 밀려오면 자꾸 바위 안으로 들어 갈려고 하고 바위에서 떨어저 있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인가 보다. 발을 바위에 대고 상체를 뒤로 젖히라고 직접 시범을 보여 주었지만 역시 무서운가 보다.
잠시 배낭에서 물을 꺼내 목을 축이게 하고 잠시 마음을 가다듬게 만든 후 다시 또 아래서 등반을 대기하는 다른 등반자들을 위해, 이렇게 오름 짓이 아닌 거의 두레박에 의해 홀링 작업으로 끌려 올려지고 있다.
▲ 얼마나 힘들었을까!~6피치 정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김세영 회원
▲ " 에구!~ 이쁜 내얼굴.....그래도 얼굴은 망가지지 않았겠지!~~"
▲ 6피치 정상에서 바라본 연제대길 등반 모습
▲ 따뜻한 컵라면을 들며 힘들었던 것도 잠시 잊어버리고....
▲ 다른 팀과 합류해서 점심시간을 같이 했다.
▲ 아직도 연제대길 등반은 계속되고 있다.
7피치는 선등자와 맨 후등자 두명이서 하기로 하고 두명은 하산을 결정했다. 그리고 등반 종료~
▲ 하산하기전에 줌으로 당겨서 철 사다리를 오르고 있는 등산객들을 멀리서 잡아 보았다.
▲저 멀리 철 사다리가 아주 조그맣게 보인다.
▲ 휴게소 모습
등반 메모
등반일 :2008년10월26일(일요일)
등반지 :대둔산 우정길 제7피치
난이도 :5.1~5.10a
등반인 :대장 이용일 외 3명
날씨 : 맑음
이 글은 초보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없이 등반에 임한 나를 반성하는 마음으로 포스트를 작성했으며
김세영 양의 빠른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후기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