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후기

대둔산 연재대길 등반

古山. 2010. 8. 2. 08:14

더운 날씨에 연재대길에서 무던히도 힘을 쓰다.

 

2008년 가을 쯤엔가 대둔산 우정길을 후등으로 등반을 해본적이 있었는데, 그리고 지난 5월 동문길 등반 이후 다시 대둔산 연재대 길을 가기로 토요일 갑자기 스케쥴이 잡혔다.우정길 등반 중에 연재대길 4피치 등반하는 모습을 건너편에서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상당한 완력이 있어야 오를 수 있는듯 선등 자가 좀처럼 오름 짓이 더디기만 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언젠가는 나도 한번 가보리라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야 그 기회가 찾아왔다.

 

토요일 늦은 저녁11시 서울 천호역을 출발한 우리 일행 4명은 경부 고속도로를 달려 다시 대진고속도로를 따라 추부 나들목에서 나와 꼬불꼬불 한 17번국도를 따라 배티재를 넘어서 대둔산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2시가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차에서 두 시간정도 잠을 자고 일어나니 새벽4시 가져간 기름진 고기와 밥으로 든든히 속을 채운 우리 일행들은 케이블카 타는 곳을 좌측으로 끼고 희미한 렌턴 불빛에 의존하여 너덜길을 오르기 시작했다.오전 중으로 모든 등반을 끝내기로 계획하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진행되어가고 있었다.

 

새벽 다섯시를 넘긴 시각 대둔산 케이블카 하차장 아래를 통과하여 용문길 등산로를 따라 예전에 우정길을 갔던 지점을 지나 조금더 가서 위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길을 따라 너덜지대를 지나니 산죽밭 사이로 연재대길 들머리가 보인다. 초입에 작은 바위가 나타나고 그 위쪽에 반짝이는 볼트가 보이는 것이 여기가 연재대길 첫 피치 인듯 하다.

 

 약간의 릿지길로 7~8 미터 바위를 타고 넘으니 첫피치 쌍볼트가 보인다.보기에는 쉽게 오를 수 있게 홀드들이 양호하게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 사진은 첫피치 완료 후 하강하여 다시 장비 회수하러 내려와서 찍은 사진이다.

첫피치 5.12b 난이도의 출발 지점에 쌍볼트에 와이어가 설치되어 있고 그 옆의 좌측으로 약간위쪽에 녹슨 하켄이 박혀있다.만약이 이 하켄이 없다면 정말 첫 볼트 걸기는 그야 말로 살 떨리는 구간이 아닐 수 없었다.만약에 첫 볼트를 걸지 못하고 추락한다면 바로 바닥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하켄이 중요한 곳에 박혀 있었다.

 

첫 볼트까지의 난이도가 아마도 5.12b가 아닌가 생각되었다.세 번째 볼트까지가 그 난이도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었다.위쪽으로 올라갈 수록 난이도는 쉬워진다.볼트 간격은 거의 1미터에서 1.5미터 정도로 촘촘히 박혀있어 실력이 안된 클라이머들은 인공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루트를 세팅해 놓은듯 하다.첫 피치 퀵드로우 소요는 20여개 정도 준비해서 올라가야 한다.

 

상당히 기운을 빼고도 남을 정도의 난이도이다.오버행에 홀드들은 양호하게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아마도 이곳에서 많은 클라이머들은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게 될 듯하다.

2피치는 완만한 슬랩으로 이어지며 그리 어렵지 않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었다.

 

3피치 난이도는 5.10b라는데 레이백으로 오를 수 있으며 여기 또한 상당한 완력이 필요한 구간이었다.위에서 빌레이 보면서 찍은 사진이다.

 

3피치 시작지점은 산양에 서식지로 배설물이 이렇게 쌓여 있었다.등반을 하면서도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든다.번식기에는 등반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세켄 등반자 등반 모습을 아래에서 찍은 모습이다.페이스 등반이지만 결코 녹녹치 않는 구간이다.

 

4피치 등반 시작 밑에서 보기에는 페이스 등반 같지만 위에서 내려다 보면 오버행 구간이다.첫 볼트에서 두 번째 볼트 가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아마도 여기가 5.11d의 크럭스 구간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두 번째 볼트 걸지 못하고 추락 역시 난이도 숫자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닌듯 흐르는 크랙으로 밸런스 잡기도 애매하고 아무튼 4피치에서 제일 어려운 구간이었다.배낭에 무거운 캠장비까지 짊어졌으니 그 무게는 장난이 아니다.시간이 된다면 하네스와 퀵드로우 몇 개만 차고 한번 시도해 볼만한 구간이다.

 

 볼트가 촘촘히 박혀있어 인공도 가능하게 되어있었다.프리 등반은 상당한 등반실력이 아니고는 좀체로 오르기 어려운 구간인 듯 하다.특히 온사이트 등반에서는 더욱더 어렵기 마련이다.

 

세컨 등반 시작 거의 인공으로 등반을 슬링에 피피에 자동 확보줄에....

 

 오전 9시경 연재대길에서 건너다 본 케이블카 하차장 모습


                     4피치 세컨 등반자 빌레이중인 내 모습 많은 땀을 흘린 구간이기도 하였다.

 

약5미터 정도의 티롤리안 브릿지 구간 등반을 하면서 누구나 가장 꺼리고 하기 싫은 등반이 있게 되는데 오늘의 세컨 등반자는 이 구간이 아주 죽을 맛이었단다.여기는 잠금비너로 통과하게 되면 와이어와 카라비너 사이의 마찰로 인해 심한 철가루가 날리게 된다. 될 수 있으면 도르래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했다.


5피치와 6피치 등반 모습은 선등이 앞서 나가는 바람에 카메라가 따라오지 못해서 사진이 없다.


 6피치 정상에서 침니로 하강하는 모습 ,하강이 완료되면 등반이 완료된다.

 

등반요약


등반일 : 2010년 6월6일(일요일)

등반지 : 대둔산 연재대길

난이도 : 5.9~5.12b

인   원 : 선등 포함 4명

등반시간 : 약6시간

날씨       : 맑음(몹시 더움)


소감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려고 했던 길을 이번에 하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첫 피치부터 상당히 기운을 빼고 반칙도 해가며 올라갔지만 역시 아직은 나의 그레이드는 5.10쯤에 늘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을 이 코스를 하면서 절실히 느낀 부분이다.릿지 길이라고 보다는 걸어가는 부분만 없다면 정형적인 바윗길이며  난이도 또한 나로서는 1피치와 4피치만 등반을 한다면, 여러번 시도를 해서 마스터를 한다면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다.다음에 다시 한번한다면 조금은 더 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