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후기

인수봉 취나드B에서 시작하여 인수B 등반

古山 2008. 6. 9. 06:06
인수봉에서 첫바위를....

올해 첫 바위를 인수봉에서 시작하였다.그동안 사는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렇게도 바쁜것인지좋아하는 등반을 이렇게도 멀리 했다는 말인가.. 조금은 늦은감이 있지만 핑크님의 요청에 의해 약속은 하였지만 도대체 감이 오질 않는다. 암벽 등반이란것이 등반의 특성상 생명을 담보하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한사람과는 등반을 잘 하질 않는다.그런데 약속을 하였지만 확보자가 없다.

우암에 인수봉 간다는 메모를 남겨놓았더니 아침산님이 전화를 하였다.혼자면 같이 가자고....

무척 반가운 일이다.

평소보다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지만 왠일인지 버스도 그렇고 지하철도 오늘따라 잘 오질 않는다.수유리쯤을 지났을까 아침산님한테서 전화가 온다.이미 도착하여 먹을거리 사고 있다고.....

우이동 버스 종점에 내리니 8시5분 위쪽의 도선사 주차장에서 8시30분이니 약간에 시간은 있다.택시를 타고 도선사 주차장에 내려 계단을 올라서니 저쪽에서 아침산님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그옆을 보니,

블로그에서 잠시 사진으로만 보았던 핑크님이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은 모습이다.역시 내 눈은 정확했다. 잠시 인사나누고 하루재를 향해 올라가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취나드B에서 오아시스 쪽으로 등반중인 핑크님과 빌레이 보는 아침산님 모습

 

하루재에서 잠시 땀을 식힌 우리들은 인수대피소를 지나 대슬랩을 향해 오르는데, 역시 등반장비는 무겁다.자일 한동에 프랜드 그리고 퀵드로우 등등 오늘따라 왜 이렇게 무거운지....

대슬랩을 지나 취나드B를 등반하기위해 시작지점에 도착하니 어느곳 하나 비어 있는곳이 없다.

일단 오아시스쪽으로 선등을 시작했다. 역시 나는 이런 등반은 적성에 맞지 않나보다.

 

 

오아시스에 도착해 보니 이곳또한 어느곳 하나 녹녹한 자리가 없다.초보자인 핑크님을 생각하여 쉬운 인수A를 가볼려니 그곳또한 10여명이 줄줄이 진을치고 대기하고 등반하고 있다.

잠시 생각하다 옆으로 트레버스해서 인수 B 지점으로 돌아 소나무 아래에 도착하니 여기도 또한 만원이다.

 

 

                                    ▲ 오아시스쪽으로 등반중인 핑크님

 

 

                                                       ▲ " 예쁘게 봐 주세요!~"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일단은 빈자리가 있는곳으로 인수B를 등반하기로 하였다.인수봉 전면은 가본곳이 전혀 없는지라 어느길이 어느길인지 모르겠다.이곳 또한 처음 가보는 곳인지라 우선 쉬워보이고 등반자가 없어서 크랙을 타고 올라가기로 했다.역시 흐르는 홀드의 대형 크랙은 등에 짊어진 베낭에 걸리고 장비에 걸려 녹녹치가 않다.

 

 

                            ▲ 인수봉 전면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등반자를 모습

 

 

                   ▲ 역시 인상좋은 아침산님 허허 웃으면서 후등자를 격려한다.

 

슬랩이야 쥬마를 이용하여 당기면 달려 올라오겠지만 크랙은 좀처럼 후미에서 핑크님이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아침산님에 삼겹살 두근은 더 먹어야 한다며 끌어 올리는데 많이 힘들어 한다.

 

 

                               ▲ 젖먹던 힘까지 써가며 끌어 올리는 아침산님 

 

 

마지막 피치에서 좀처럼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쥬마를 꺼내 끌어 올리니 슬랩에서는 그냥 끌어 올려진다.

정상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들기 시작한다.서둘러 하강포인트에 도착해보니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래 덧장바위의 위험 때문일까 바로 내려가는 곳에는 사람이 다행이 없다.

조심스럽게 내려가 확보하고 자일 두동을 연결하여 내려 핑크님과 같이 하강해본다.

그래도 등산학교에서 잘 배웠는지 침착하게 서두르지 않고 잘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두번에 끊어 하강완료 오늘 등반도 이렇게 끝이났다.

 

그러나 피와같은 내 장비 퀵드로우 2개가 분실되었다. 여러 사람이 겹쳐서 등반을 하다보니 내 장비를 우리팀에 아닌 다른 사람들이 회수해 가버린 것이다.물론 고의적으로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하지만 제발 남의 자일에 걸려있는 퀵드로우에는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것 쯤은 등반을 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터인데 멋지게 등반을 하고도  씁쓸한 기분은 떨처버릴 수가  없다.

 

 

                   ▲ 하산중에 인수 대피소 부근에 피어있는 꽃을 찍어 보았다.

 

                       

                     ▲  향기도 무척 좋은데 무슨 꽃인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