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후기

선인봉 하늘길에서 첫 등반

古山. 2010. 4. 5. 21:45

추위도 잊어버린 선인봉 하늘길 등반

그동안 거의 두달동안 블로그가 휴업상태에 있었다.일상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그동안 다녀간 모든 블로거들께 정말 죄송한 마음 뿐이다.

올해 첫 등반을 선인봉 하늘길을 가보기로 하고 나섰지만 추운 날씨 만큼이나 피치 등반을 하는 클라이머들은 몇 팀 보이지 않는다.그냥 아래서 한마디 톱로핑 등반으로 아래 시작 지점에만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역시 처음하는 등반인지라 많이 긴장도 되지만 작년에 한번 3피치 시작 지점에서 추락했던 기억이 늘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다.

하늘길 첫피치를 왼쪽의 하늘길로 접어들어 올라가는데 역시 오랜만에 접해본 바위인지라 동작이 그리 매끄럽지 못하다.크랙쪽에서 시작으로 가운데 슬랩으로 첫피치 무사히 통과하였다.

두번째 등반자의 등반 종료 그리고 이어지는 세번째 등반자가 올라오고 있다.후등자는 늘 자신감을 가지고 등반을 해야 한다.추락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동작도 과감하게 취해야 하며 또한 여러 자세들을 번갈아 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동작을 취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대개 후등자들을 보면 마치 자신들이 선등자나 되는것 처럼 아주 조심스럽게 무엇이 그렇게 무서운지 다리까지 떨어가며 등반을 하게 된다.그러나 선등을 해 보았던 사람들이라면 아주 과감하게 오름짓을 하는것을 볼수 있다.전혀 부상에대한 공포 또한 추락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길 두번째 피치는 예전에는 좌측의 현암길 옆을 통과하여 갈之자 형식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오른쪽 푸른길과 나란하게 볼트를 박아 놓았다.

 

그래서 그쪽으로 한번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볼트를 따라 올라가는데 길을 잘못들어 우측의 크랙쪽으로 가야 하는데 좌측으로 올라가다보니 허걱!~ 길을 잘못들었다.이곳은 올라갈 수 없는 길이다.다시 내려와 우측으로 보니 크랙쪽에 홀드가 보인다.그리고 푸른길과 나란히 크랙을 따라 올라가게 되어있다. 물론 이곳에 캠을 두개 정도는 설치하고 올라가는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물론 크랙은 비교적 쉬운편이지만 그동안 등반을 하지 않아서 크랙 안쪽에는 습기가 많아 물이 나오는곳이 있기 때문에 많이 조심해야 할듯 하다.

 

두번째 피치 확보지점에서 나는 하늘길 원래 확보 지점에 확보를 하고 세컨은 등반자가 없으므로 푸른길 2피치 확보 지점에 확보하게 하고 세번째 등반자 빌레이를 보게 하였다.

아무래도 그쪽에 스탠스가 좋아 빌레이 보기가 좋을듯 하였다.멀티 등반에 있어서 나는 가장 힘든것이 적당한 스탠스없이 거의 확보줄에 의지해 매달려 있는것이다.

 

등반을 10여분 정도 했다면 세컨 등반에 빌레이 보기 그리고 세컨등반자가 세번째 등반자 빌레이 완료 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더구나 후등자들이 힘들게 등반을 하거나 시간이 많이 지체될 수록 내 허리는 그야말로 끊어지는 아픔을 견디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멀티등반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허리가 아프겠지만 나는 유독 나만이 참을성이 없는것인지 ....아무튼 그래도 참아야 한다.왜냐면 선등자의 임무에 충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오늘 등반에 있어 가장 힘든 세번째 피치 전형적인 대형 크랙구간이다.작년에는 이 구간 시작지점에서 두번째 캠 설치하고 자일을 당기는 순간 자일이 확보자 그리그리에서 걸리면서 바로 추락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출발후 2~3미터 오른후 반드시  9호캠이나 캐머롯을 설치하는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된다.아직은 바위가 많이 미끄럽다. 흐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는 반드시 캠을 설치해야 한다.

 

작년에 이곳에서 9호 캠이 버텨주어서 저 밑에 까지 추락을 막을 수 있었다. 만약에 캠이 없었더라면 확보지점 밑으로 많은 길이의 추락으로 이어 졌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곳에 캠을 2미터 간격으로 설치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물론 그냥 오를 수는 있지만 겨울내 많은 눈이 내렸으며 아직은 바위가 습한 부분이 많아 조심해야 할 곳이기도 하다.

 

또한 추울까봐 등산 점퍼까지 껴 입고 등반을 하자니 보통으로 몸이 둔한것이 아니다.또한 바위가 아직은 많이 미끄럽기까지 하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볼트가 저 멀리 까마득히 보인다.이곳부터는 캠 설치를 할 수 없다.비교적 양호한 크랙을 잡고 레이백 자세를 유지하며 한발 한발씩 올라가야 한다.

 

역시 겨울내 운동을 하지 않는 티가 나는지 호흡이 가빠지면서 힘이 많이 들어간다.잠시 손을 털면서 올라가 볼트에 퀵을 걸고 잠시 가쁜숨을 몰아쉰다.

 

휴우!~~~

목이 많이 탄다.첫 등반부터 이런 힘든길을 왜 택해가지고 이 고생을 하는지 나도 모를일이다.

 

작년에 이곳에서의 추락에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 일까 올해 첫 등반을 이곳에서 시작하여 그 개운치 않는 마음을 한꺼번에 날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가쁜숨을 몰아쉬며 다음 행거를 향해 오르는데 갈수록 첩첩산중이다.그러나 양호한 홀드때문에 상당한 마음에 위안이 된다.이걸 잡고  절대 추락은 없을것처럼 아주 손에 척척 달라 붙는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이곳이 숙제이다.아직도 이 숙제를 풀지 못했다.이곳에 도착하면 거의 힘이 모두 소진되어 동작을 시도해 보지만 역시 잘 되질 않는다.다음에는 잘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세번째 피치를 마지고 하강을 하면서 후등자를 보며 기념 사진도 촬영했다.그리고 아래 1피치 시작지점에서 올려보 보니 5명중 마지막 등반자가 오름짓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음에 날이 풀리면 다시 한번 해 보아야 할듯 하다.추위때문에 오늘 등반을 종료 하였다.

 

등반일 :2010년 3월28일(일요일)

등반지 :도봉산 선인봉 하늘길

난이도 : 5.9~5.11+

등반인원 :선등자 포함 5명

날씨 : 맑음 체감온도 몹시 추웠음

등반시간 : 약 3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