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산이랑 바위랑 불암산 시산제

古山. 2011. 3. 7. 22:25

2011년 무사 산행을 기원하며 올린 시산제

새해가 되면 전국의 많은 산악회들이 아담하고 한적한 산을 찾아 산악회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올린다.

산악회의 연중행사중 가장 첫 행사인 시산제는 회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화합과 만남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산행이 산을 무대로 해 이루어지는 만큼 산에 대해 제를 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사상을 펴놓고 무작정 산에 절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집안 제사에도 순서가 있듯이 시산제에도 예의와 순서가 있으며 지켜야 할 도리가 적지 않다.
이런 절차와 예의 때문에 이제 갓 창립한 산악회로선 시산제를 지내고 싶어도 순서와 제문을 쓰는 요령 등을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월6일 산이랑 바위랑 시산제가 불암산 연습바위 아래에서 진행되었다.
형식이야 어떻든 간에 한해의 무사 산행을 산신령께 비는 마음으로 산에 잘 다니지 않던 사람들도 이날 만큼은 참석해 한해의 안전 산행을 기원하게 된다, 특히 암벽등반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많은 등반가들은 이날만큼은 참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산제만큼은 꼭 참석을 하게 된다.일종의 자기 염원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본다.

이번 시산제에는 돼지머리가 생략되었다.그냥 편육에 조촐하게 차려진 제상의 모습이다.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또한 많은 산악인들이 여기저기에서 산제를 지내는 관계로 우리는 여기에서 산제를 지내게 되었다.

산이랑 바위랑 현수막이 내 걸렸다.워킹과 릿지 그리고 암벽등반을 주로 하는 다음카페의 비공개 산악회이다.

 

                          등반장비를 올려놓고 절을 하며 한해의 안전등반을 기원하게 된다.

먼저 가신 악우들에 대한 묵념이 잠시 이어진 후 본격적인 산제가 시작된다. 시산제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의 대한 경례등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산신령께 올리는 제사에서 꼭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를 불러야 하는지 고개가 갸우뚱 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초헌관의 강신(신을 내리게 하는 의식과 참신(신을 맞이하는 의식)이 시작되는데 강신은 초헌관이 술잔에 약간의 술을 따른 후 향불에 세 번 돌린 후 조용히 세번에 나주어 바닥이 붓는다.이로서 신이 내렸다는 의식이 끝나게 되고 참신은 신을 맞이하는 의식인 만큼 초헌관 및 모든 회원들이 1배를 하게 된다.

참신이 끝나면 초헌관은 술을 한잔 올리고 이어서 독축을 하게 되는데 모든 회원은 경건한 마음으로 경청을 해야 한다.축문 내용은 산신령께 산악회 올 한해 무사 산행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쓰면 된다.꼭 형식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다음으로 아헌관이 두 번째 잔을 올리고 그리고 종헌관이 세 번째 잔을 올리게 된다.그리고 그 뒤로는 연배에 따라 모든 회원들이 개인별로 또는 몇명씩 참석하여 헌작을 하게 된다.인간의 제사에는 첨작이라고 하지만 여기서 산신령께 올리는 제사에는 헌작이라고 해야 한다.

절은 세번을 하게 되는데 인간의 제사에는 두 번 절하게 되는데 낳아주신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1배를 하고 길러주신데 대해 1배를 해서 두 번 절하게 되지만 산신령께는 세번을 절하게 된다.물론 여러 설이 있지만 산악회 방침에 따라 하면 된다.

모든 회원들의 헌작이 끝나면 사신을 해야 하는데 산신령을 배웅하는 의식으로 모든 회원들이 한번의 절을 하게 된다.장소가 협소하면 서서 해도 무방하다. 그러면 산제는 사실상  여기에서 끝이 난다.이후 소지의식과 음복등이 이어지는데 소지는 산불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생략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산제가 끝나면 음식을 모든 회원들과 함께 나눠 먹으면 된다.

기념 사진 촬영도 하고 올해는 아주 단촐하게 불암산에서 시산제를 올렸다.그리고 한해의 무사 산행을 기원하며.............부디 올해는 부상잆는 일 없이 무사히 한해의 등반을 마무리되기를 기원해 본다.